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현장에서] 제국의 위안부와 야스쿠니 신사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최근 외교부와 일본 외무성간 한일 기자단 교류사업의 일환으로 일본을 방문했다.

공교롭게도 방일 기간 한국과 일본에서 빚어진 박유하 세종대 교수의 ‘제국의 위안부’를 둘러싼 논란과 한국인이 연루된 것으로 추정되는 ‘야스쿠니(靖國)신사 폭발음 사건’은 한일관계를 곱씹어보는 계기가 됐다.

일본에서는 위안부 피해자를 ‘자발적 매춘부’로 표현한 박 교수를 한국 검찰이 기소한데 대해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지배적이었다.

일본의 위안부 피해보상 시도였던 ‘여성을 위한 아시아평화국민기금’ 이사를 지낸 오누마 야스아키(大沼保昭) 메이지대 교수는 “민주주의국가에서 지나친 현상이 아닐까 싶고 걱정스럽다”며 “한국이 위안부 문제에 대해 일원적 사회가 되고 박 교수를 받아들이지 않는 이상한 사회가 돼버린 것 같다”고 비판했다.

사할린 잔류 조선인 귀환 운동 등에 참여하며 일본 내에서 진보인사이자 지한파로 분류되는 오누마 교수의 이 같은 발언은 학자로서 학문과 표현의 자유를 바탕으로 한 것인 동시에 한일관계를 바라보는 한국과 일본의 눈높이 차이를 보여주는 것으로 들렸다.

일본은 같은 시기에 발생한 야스쿠니 신사 폭발음 사건과 관련해 냉정한 모습이었다.

일본 언론이 27세의 남성을 특정해 한국인이 이 사건에 연루됐다고 보도하는 상황에서도 일본 정부는 확인을 거부했다.

단편적이긴 하지만 한일관계에 민감한 영향을 주는 사안에 있어서 한국 검찰은 기소라는 요란스런 카드를 꺼내든 반면 일본 정부는 상대적으로 차분하게 대응한다는 인상을 지우기 어려웠다.

여기에 양국간 관광교류현황은 한일관계를 대하는 양국 국민의 차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한국을 찾는 일본인은 크게 줄고, 일본을 찾는 한국인은 늘어나는 추세다. 방한 일본인 관광객 감소는 엔저 등 경제적 영향과 함께 일본 내 혐한감정과 같은 정치적 영향에 따른 것이라고 한다.

국민감정과 직결되는 한일관계 현안이 벌어질 때마다 떠들썩할 정도로 끓어오르지만 꾸준히 일본을 찾는 한국인과 대조적이다.

조용하지만, 지역경제에 영향을 줄 정도로 제주 등 한국행 발길을 끊는 일본인들은 묘한 두려움마저 느끼게 한다.

shindw@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
          연재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