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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항공ㆍ은행ㆍ마트…서비스업계 메르스 마스크 속앓이
[헤럴드경제=이정환ㆍ천예선ㆍ황혜진 기자]중동호흡기증후군(MERSㆍ메르스)이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서비스 업계가 마스크 착용을 놓고 속앓이를 하고 있다.

항공ㆍ은행ㆍ유통 등 고객 접촉이 많은 서비스 업계는 감염 예방을 위해 마스크 착용이 필수이지만 위화감 조성 등을 이유로 마스크 착용을 꺼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국적 항공사 가운데 승무원과 공항 카운터 직원에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한 곳은 한 곳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을 찾은 외국인들이 17일 마스크를 하고 인천공항을 나가고 있다. 박현구 기자/phko@heraldcorp.com

국적 항공사 측은 “마스크와 손 세정제를 승무원과카운터 직원에게 배포하고 의심환자 발생시 대응 매뉴얼을 숙지하게 하고 있다”면서도 “마스크는 쓰라는 지침도, 쓰지 말라는 지침도 내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 국적항공사 승무원은 “집에서 마스크를 쓰고 나와도 업무 중에는 쓰지 않는다”며 “메르스에 감염되거나 옮길 수도 있다는 불안감은 있지만 전체적으로 안하는 분위기라서 따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위기 단계를 격상하거나 특별한 지침을 내리지 않는 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기는 힘들다”고 토로했다. 마스크 착용이 메르스 공포심을 더 유발하고 고객들로부터 ‘환자 취급한다’는 불만 등 역풍을 맞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중국 등 일부 외국 항공사는 탑승권 수속을 전담하는 국내 조업사 직원들에게 마스크 착용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중국 항공사는 메르스에 걸린 한국인이 중국행 비행기를 타고 입국하면서 경계가 더 강화됐다.

공항이 주는 특수성도 무시할 수 없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공항은 우리나라로 들어오는 관문이기 때문에 자칫 공항 근무자들이 전부 마스크를 쓰고 있으면 메르스 확산 이미지가 강해져 한국으로 오는 발길이 더 끊길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은행권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평택 등 확진환자가 나온 지역 영업점은 마스크를 착용하지만 나머지 지점은 자율 판단에 맡기고 있다.

대형마트 등 유통업계도 대부분 마스크 착용을 하지 않고 있다. 일부 마트가 시식코너와 신선식품 코너에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을 뿐이다. 

일각에서는 마스크 착용이 서비스업 종사자 뿐만 아니라 고객을 보호하는 차원에서도 필요하다는 인식이 확산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앰블런스 운전자와 환자 이송반, 대구 공무원 등 확진자가 발생한 만큼 대인 접촉이 많은 직업군일수록 예방을 철저히 해야 한다는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여기저기 눈치보느니 차라리 정부에서 먼저 마스크 권고를 강화했으면 좋겠다”며 “매일 발열 체크와 수시 마스크 교체를 하고 있다는 것이 고객을 더욱 안심시킬 수 있는 역발상이 필요한 때인 것 같다”고 말했다.

/che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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