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우주항공국(NASA)는 30일(현지시각) 임무를 마친 무인 수성탐사선 메신저호가 수성 표면과 충돌했다고 밝혔습니다. 태양에서 가장 가까운 행성 주위를 4년간 4104회 선회했던 탐사선 메신저호. 이 탐사선은 마지막까지도 수성의 표면을 근접 선회하며 최상의 해상력으로 사진을 찍었습니다. 사진을 지구로 전송한 뒤 수성 표면에 부딛쳐 사라진 메신저호와의 교신은 그로부터 14분 뒤에 중단됐죠.
메신저호가 수성 표면에 떨어진 지점으로 추정되는 점. 사진의 윗쪽이 북쪽 방향.(NASA) |
무인 수성탐사선 메신저호가 장렬한 최후를 맞이하기 직전 찍은 사진. 가장 마지막 사진이다.(NASA) |
메신저호가 표면에 떨어지기 직전에 찍은 최후의 사진엔 수성의 북반구, 지름이 93km에 달하는 크레이터의 모습이 담겼습니다. 울퉁불퉁한 표면에 높이 2km의 가파른 언덕들도 한눈에 들어옵니다. 수성이 냉각될 때 형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언덕들이죠. 수성의 표면이 마치 손에 잡힐 듯 보이는 사진입니다.
메신저호의 충돌로 수성 북위 54도 지점에 만들어진 지름 16m 정도 크레이터. 그 안에 파묻힌 메신저호는 죽은 뒤에도 과학적으로 흥미로운 연구 대상이 될 전망입니다. 수성 내부 물질의 우주 풍화 속도를 알려줄 중요한 자료가 될 수 있기 때문이죠. 메신저 미션의 책임 연구자인 션 솔로몬 컬럼비아 대학 레이몬트 도허티 지구 관측소 소장은 “크레이터가 작더라도 근원 물질에 대한 정보를 갖고 있다면 중요한 기준점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메신저호가 수성 궤도를 돌고 있는 모습 상상도.(NASA) |
한편 메신저호의 바통을 이어받을 새로운 탐사선이 있습니다. 유럽우주기구(ESA)와 일본항공우주청(JAXA)이 공동으로 추진해 만든 수성탐사선 베피콜롬보호가 내년 7월에 지구에서 발사될 예정이거든요. 이 탐사선은 7년 반에 걸쳐 수성으로 날아간 뒤 2024년 수성의 궤도에 도달하게 됩니다. 지금까지 수성에 도달한 탐사선은 나사가 1973년 발사한 ’마리너 10호’와 지난 2004년 발사한 메신저호, 단 두 대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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