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공연을 위해 국립국악원은 장애 유형별 맞춤 관객 서비스 마련에 주력했다. 기존 8석으로 마련한 휠체어 좌석 수를 30여석까지 늘렸다. 이를 위해 일반 관객석 76석을 철거했다. 휠체어 장애인의 동반인을 위한 이동식 보조의자도 함께 배치해 관람의 편의를 도울 예정이다.
시각 장애인을 위한 서비스도 추가했다. 공연 안내책자를 점자로 만들어 배포하고, 안내견의 공연장 동반 입장도 허용해 관람을 돕는다. 청각 장애인을 위해 무대 스크린에 속기사의 자막 안내 영상도 함께 제공한다.
그외 장애 예술인들의 무대 이동을 위한 무대 좌ㆍ우측의 경사로를 설치했다. 공연 당일에는 출연자와 관객들을 위한 안내 도우미와 스태프 직원도 평소보다 많은 수로 배치해 운영할 예정이다.
장애 예술인들이 꾸미는 공연 프로그램도 다채롭게 마련했다. 구족화가 오순이 단국대 교수가 시각장애인으로 구성된 관현맹인전통예술단의 연주에 맞춰 동양화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첫 무대를 연다. 관현맹인전통예술단은 이날 창작곡 ‘소리의 빛’도 초연할 예정이다.
피아노를 연주하며 판소리를 하는 지적 장애인 피아니스트 최준은 1세대 휠체어 무용가 김용우와 김 씨의 아내이자 현대무용가인 이소민과 협업 공연을 펼친다. 판소리 춘향가 중 ‘갈까부다’를 피아노 병창으로 부르며 사랑하는 임을 그리워하는 애절하고도 아름다운 춤사위가 그려진다.
장애를 극복한 소리꾼들의 무대도 눈길을 끈다. 시각 장애인 소리꾼 조동문은 판소리 심청가를 주제로 팝핀 댄스와 함께하는 무대를 꾸민다. 팝핀 댄스는 2011년 tvN의 ‘코리아 갓 탤런트’에서 우승을 차지한 주민정이 맡는다.
지적 장애와 언어 장애를 가진 소리꾼 장성빈군도 이날 국립국악원 민속악단 단원들과 함께 단막극 ‘흥보가’에 출연한다. 장군은 흥보 아내역을 맡은 안숙선 예술감독의 막내아들 돌남이역을 맡아 귀엽고 익살스런 소리를 들려준다.
올해 시각 장애인으로는 최초로 국립전통예술고에 입학한 가야금 전공의 김보경양은 같은 반 친구들과 함께 가야금 산조 무대를 꾸민다.
이날 공연의 마지막은 전 출연자들이 국립국악원 창작악단의 반주에 맞춰 최준이 직접 편곡한 ‘아리랑 변주곡’으로 마무리한다.
김해숙 국립국악원장은 “앞으로 국립국악원은 지속적인 임직원 대상 장애 인권 관련 교육 진행과 공연장 환경 개선을 통해 장애인들을 위한 공연 관람 서비스를 개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공연 관람은 무료이며 오는 17일까지 관람 신청 접수를 받는다. 국립국악원 누리집(www.gugak.go.kr) 또는 전화(02-580-3300)으로 1인 4매까지 접수할 수 있다.
최종 관람자 명단은 전산 추첨을 통해 오는 18일 국립국악원 누리집을 통해 공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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