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OC=서상범 기자］누구나 선망하는 대기업 계열의 광고회사를 들어가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광고관련 학과를 졸업하고, 수많은 공모전을 입상한 후 공채를 통해 입사하는 것이 일반적인 취업코스라고 떠올리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대홍기획의 최건웅 CD는 이런 상식에서 다소 벗어나 있다.

시각디자인을 전공한 그는 대학 시절 친구들과 수많은 공모전에 지원했었다.

무려 1년에 100개에 달하는 공모전에 지원했었고 그 중 다수의 입상을 하는 등 광고업계를 준비하는 대학생들 사이에서는 유명인으로 불리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대학 졸업을 하며 광고회사에 한 군데도 지원을 하지 않았다.

그 이유에 대해 최 CD는 “공모전을 취업수단이 아닌 무언가를 만들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기 위한 목표로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는 재미있는 일을 하고 싶었고 우리가 생각한 재미는 새로움을 창조하는 크리에이티브한 일이었기 때문에 광고 공모전이라는 도구를 이용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부분의 대학 졸업반 학생들이 입사지원서에 열을 올릴 시기에 그는 창업을 결심했다. 

최건웅 CD

최 CD는 “졸업반 때 태안기름유출사건이 터졌는데, 그 때 요식업을 하시는 분들이 태안을 가서 음식 관련 봉사를 하는 것을 봤어요. 그걸 보고 우리도 뭔가 도움이 되는 일종의 재능기부를 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죠. 그래서 아이디어를 낸 것이 ‘태안콘서트’라는 것이었어요. 봉사활동도 중요하지만 태안을 사람들의 삶에서 잊혀지지 않게 하는 것도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던 거죠. 그 때 우리가 만든 기획서를 가지고 다양한 회사들을 찾아다녔는데, 그 때 많은 격려를 받았고 우리가 앞으로 창업을 통해 스스로 재미있는 일을 만들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게된 거죠”라고 말했다.

그 후 그는 친구들과 ‘크리에이티비아’라는 회사를 창업하고, 이후 ‘열린 눈’이라는 회사도 운영하며 본격적인 창조적 생산자의 길을 걷게 된다.

특히 4년여의 기간 중 만들었던 ‘심장의 날’ 캠페인은 2009년 칸 국제광고제에서 프로모션 부문의 공익 항목 은상과 이벤트 및 현장(field) 마케팅 동상을 동시에 수상하며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처럼 잘나가던 기획자의 길을 걷던 그가 대홍기획이라는 큰 조직으로 들어오게 된 이유는 뭘까?

최 CD는 “우리를 눈여겨보고 있던 대홍기획으로부터 회사에 들어올 것을 권유받고 2012년 10월에 입사를 했었다”며 “사실 조직에 들어가는 것에 대한 두려움도 컸지만 대기업계열의 회사답지 않은 창의성과 일에 대한 재미를 존중하는 대홍기획의 비전을 보고 합류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가 대홍기획에서 맡은 팀은 OCS(Open Creative Solution)팀. 말그대로 모든 방법과 생각을 열어두고 크리에이티브의 해답을찾는 팀이었다.

최 CD는 “미디어 환경은 급속도로 변화하고 있는데 광고회사의 아이디어 전개는 과거의 전통을 답습하는 경우가 많다”며 “우리는 기존의 시각에서 벗어나 새로운 방법, 새로운 가능성을 위해 움직이는 팀이며, 그 중심에는 작지만 강력한 콘텐츠의 힘을 키우는 것이 있다”고 설명했다. 

최건웅 CD와 OCS 팀이 출연한 뮤직비디오 캡쳐

그가 팀장으로 있는 대홍기획의 OCS에는 그야말로 다양하고 개성넘치는 팀원들이 있다.

디지털 크리에이터, 콘텐츠 작가, 바이럴 영상 1인 제작자, 디지털 플래너 등 광고회사에서는 다소 낯설게 느껴지는 이름의 팀원들이 있는데 최 CD는 이들은 하나의 팀원이자 각자의 전문 분야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소통을 해온 프로들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팀은 카피라이터, 아트디렉터라는 전통적인 광고회사의 구분을 하지 않는다”며 “개개인 모두가 오픈크리에이비트에 초점을 두고 각자가 분야를 넘나들며 아이디어를 가감없이 낸다”고 강조했다.

특히 “자신 역시 팀장이라는 직책을 가지고 있지만 지시하고 감독하는 역할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그 예로 팀회의를 할 때는 피피티나 시간제한 등 형식을 전혀 두지 않고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그야말로 산으로 가는 회의를 선호하고, 그런 자유로움 속에서 제한받지 않은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도출된다”고 최 CD는 덧붙였다.

이 팀원들은 최근 점심시간에 무엇을 먹을지 고민하는 직장인들의 모습을 뮤직비디오로 제작해 SNS에서 큰 화제를 부르기도 했는데, 팀원들이 직접 영상에 출연해 망가진 모습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처럼 재미있고 유쾌함을 위해 모인 이들이 만든 것 중 가장 화제가 됐던 것이 ‘평온차’의 바이럴 영상이다.

남녀 주인공이 서로 뺨을 때리는 아침드라마의 형태를 차용한 이 영상은 SNS에서 실제 아침드라마의 영상으로 알려지며 큰 화제가 되기도했다.

또 사람의 뇌파를 이용한 롯데제과 ‘가나 리얼파이 바이럴’ 캠페인은 기존의 맛 테스트와는 달리, 뇌과학 연구소와 협업해 맛있는 것을 먹었을 때 기분 좋은 뇌의 활성 반응을 실험한 동영상 콘텐츠로 소비자의 반응을 과학으로 접목시킨 새로운 접근법으로 주목받기도 했다.

최 CD는 “다양한 매체가 있는 현재의 시대에서 중요한 것은 다양한 매체를 타고 전파될 수 있는 콘텐츠 자체의 힘”이라며 “눈치를 보는 것이 아닌, 열린 사고를 통해 유쾌한 결과물을 만드는데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다시 한 번 광고계 입문을 꿈꾸는 이들에 대해 조언했다.

그는 “광고를 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광고회사에만 가야한다는 생각은 하지말자.광고적인 생각을 가진, 광고회사라는 틀을 넘어서 다양한 분야에서 광고적인 생각을 발휘할 수 있도록. 내가 좋아하는 일을 계속한다면 언젠가는 꿈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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