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꿈꾸지않는 자포자기 젊은이 급속 증가…1월 체감실업률 21.8%…공식통계와 큰 괴리
영국의 ‘차브’(chav)나 일본 ‘사토리’(さとり)와 같이 우리나라에도 ‘미래의 삶에 희망을 두지 않는 젊은이’들이 늘어나는 분위기다.최근 청년층의 각종 통계치를 보면, 이 같은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는 것을 감지할 수 있다.
12일 통계청의 1월 고용동향 데이터를 분석해보면, 15~29세 사이 청년층의 체감실업률은 21.8%에 달한다. 체감실업자수만도 107만1000명이다. 정부가 밝힌 공식 실업자 39만5000명의 2.7배다.
체감실업률은 취업준비자와 구직단념자, 임시직이나 일용직 등에 취업한 불완전 취업자까지 실업자로 간주해 산출한 통계다.
정부가 공식적으로 밝힌 청년 실업률도 심각하기는 마찬가지다. 청년층 실업률은 9%로 전년보다 1%포인트 증가했다. 역대 최대치다.
청년들의 취업률은 추락하고, 불완전 취업만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당연히 ‘최저임금’이라는 이슈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정규직으로 제대로된 취업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아르바이트라도 해야 하기 때문에 최저임금이 보장된 일자리에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또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하는 ‘삼포’에서 이제는 집마련, 인간관계까지 포기하는 ‘5포세대’ 청년들이 늘어나고 있다.
얼마 전 한 취업포털 사이트가 2030세대 288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연애, 결혼, 출산, 대인관계, 내 집 마련 중 한 가지 이상을 포기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57.6%가 ‘있다’고 답했다. 또 응답자의 절반 이상인 50.2%(이하 복수응답)가 ‘결혼을 포기했다’고 답했다. 뒤이어 내 집 마련 46.8%, 출산 45.9%, 연애 43.1%, 대인관계 38.7% 등이었다.
상황이 이런데도, 기업들은 청년층을 채용할 신규 일자리 창출에 큰 관심이 없는 듯한 모습이다. 일부에서는 ‘열정페이’로 청년들의 근로 열정을 착취하고 있기도 하다. 또 인턴 후 채용하겠다고 해 놓고 인턴으로 끝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얼마 전 “이제 곧 졸업 시즌이 다가오는 만큼 기업이 청년들을 적극적으로 고용해달라”고 당부했다.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도 지난 9일 기자들과 만나 “영국 차브, 일본 사토리와 같이 우리 청년들도 이런 분위기에 휩쓸리는 게 아닌지 걱정”이라며 “강소기업이 많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허연회 기자/okidoki@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