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롤러코스터를 직접 타면 어떨까’라는 호기심은 전작인 롤러코스터 타이쿤(RCT3)에서도 구현됐다. 하지만 놀이공원의 본질과는 다소 어긋난 공원 설정과 어설픈 3D 엔진, 복잡한 조작성, 지나친 고사양, 못생긴 손님 등으로 인해 큰 인기를 끌지는 못했다.
이번에 엑스박스 플랫폼으로 정식 출시되는 ‘스크림라이드’는 이런 전작의 단점을 대거 보완한 게임이다. RCT3를 제작했던 프론티어 디벨롭먼츠(Frontier Developments)가 심기일전해 만들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전작의 불안함은 시원하게 사라졌다. 스크림라이드는 공원 만들기에 초점을 맞췄던 RCT와는 전혀 다른 개념의 게임으로 태어났다.
스크림웍스라고 불리는 국제 연구시설이 들어선 인공섬에서 극단적인 체험을 위한 다양한 실험을 하는 것이 게임의 주된 배경이다. 게이머는 신의 권력을 쥔 총감독으로, 탑승자와 종사자들에게 극도의 경험과 도전욕을 제시하는 것이 목표다. 간혹 탑승자를 괴롭히는 건지 즐겁게 하라는 건지 헷갈리지만, 그만큼 게임의 몰입도도 높다.
기존 RCT가 건설 시뮬레이션에 가까웠다면 스크림라이드는 건설 체험과 파괴까지 모두 경험하는 아케이드에 가깝다. 롤러코스터를 체험하는 ‘스크림라이더’, 건물을 파괴하는 ‘데몰리션 엑스퍼트’, 롤러코스터를 만드는 ‘엔지니어’ 등 세 가지 분야가 각 지역에서 미션으로 제공된다. 본격적으로 타고 부수고 만드는 방법을 다양하게 경험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셈이다.
스크림라이더는 콘솔 게임의 특성인 큰 TV 화면과 더 잘 어울린다. 도착 지점에서 새파랗게 질린 체험단의 표정을 보며 미소를 짓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지도 모른다. ‘데몰리션 엑스퍼트(Demolition Expert)’는 탑승용 유닛을 던져 건물을 부수는 모드로, 훌륭한 물리엔진을 기반으로 무너저 내리는 장관이 매력적이다. 적당한 세기와 방향으로 탑승자를 날리면 도미노처럼 우르르 무너지는 건물들이 쾌감을 선사한다.
엔지니어 모드에서는 상상 속 레일을 직접 만들어 볼 수 있다. 다만 지역 설명, 제작상 팁을 한글로 읽지 못한다는 점은 아쉽다.
정찬수 기자/andy@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