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허연회 기자]국민연금이 현재의 국내 주식투자 비중을 유지할 경우 10년 후인 2025년에는 시가총액 대비 비중이 9%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16일 국민연금연구원의 연금이슈&동향분석에 실린 ‘국민연금기금의 주식시장에 대한 영향’(주상철 연구위원)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처럼 국민연금이 적립기금의 20%를 국내 주식에 투자한다면 국내 주식투자의 시가총액 비중은 작년 7월 기준 6.8%였던 것이 2025년에는 9% 이상으로 커질 것으로 예측된다.
국민연금 기금 국내 주식투자의 시가총액 대비 비중은 2003년 2.3%, 2007년 3.1%, 2011년 5.4% 등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기금의 국내 주식투자 규모는 2003년말 9조원에서 2014년 7월 90조1000억원으로 10배 이상 증가했다.
이는 국민연금의 적립금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추세에 있기 때문이다.
국민연금기금의 적립금 규모는 2003년 117조원에서 2014년 7월 기준 453조원으로 2.9배 늘었다.
이 같은 추세는 2043년 2561조원이 될 때까지 이어질 전망이지만 2044년부터는 저출산과 인구 고령화에 따른 연금지급액의 증가로 적립금 규모가 급격하게 감소할 것으로 예측된다.
국민연금 국내 주식투자의 시가총액 대비 비중은 현재도 일본과 미국 등 해외의 공적 연기금에 비해 높다.
2013년 기준 일본 연금적립금관리운용독립행정법인(GPIF)의 경우, 자국내 주식투자의 시가총액대비 비중은 4.6%로 국민연금(6.4%)보다 2%포인트 낮았다.
자국내 주식투자의 시가총액대비 비중은 미국 캘리포티아공무원연금(calPERSㆍ캘퍼스) 0.4%, 캐나다의 연금투자이사회(CPPIB) 0.7%, 네덜란드의 네덜란드 연금(ABP) 1.0% 등으로 국민연금보다 훨씬 낮았다.
보고서는 국민연금기금의 국내 주식투자 확대가 긍정적인 영향도 있지만 시장 왜곡으로 인한 부정적인 영향이 더 클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투자는 증시 안정, 기업의 장기 자금 조달, 민간 자산운용업 시장의 발전, 의결권 행사를 통한 기업의 건실화 등 긍정적인 면이 있다.
이에 반해 노출된 국민연금의 주식투자 포트폴리오를 이용한 선행매매, 추종매매, 머니게임 등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으며 의결권 행사가 기업의 경영권에 대한 간섭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장기적으로는 연금급여의 증가를 충당하기 위해 주식을 대규모로 매각할 경우 국내 주식시장 전체의주가 급락이 초래될 가능성까지 있다.
주상철 국민연금연구원 연구위원은 “해외 투자를 확대하는 한편 국내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한 기금운용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국민연금은 이미 해외 투자 비중을 작년 20%에서 2019년 25% 이상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주 연구위원은 “개별주식 지분율이 15%를 넘지 않도록 하고 전체 금융자산 중 국내 주식투자 비중이 20%를 크게 상회하지 않도록 하는 등 적정 국내 주식투자 상한을 설정해야 한다”며 “의결권과 주주권 행사의 명확한 기본 원칙도 확립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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