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해준 기자]지난해 중산층의 세금부담이 빠르게 늘면서 이들의 세금 증가율이 고소득층의 6배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지난 2013년 세법 개정을 통해 고소득층의 세금부담이 증대됐다고 설명했으나 이와 정반대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16일 통계청의 ‘2014년 가계동향’에 따르면 소득 분위별로 따졌을 때 중간층(40∼60%)인 3분위 가계의 지난해 월평균 경상조세 지출액은 8만3385원으로 2013년의 7만187원에 비해 18.8% 증가했다.
반면 소득 상위 20%인 5분위 가계의 경상조세 지출액은 지난해 월평균 38만332원으로 전년의 36만9123원보다 3.0% 늘었다.
중간층인 소득 3분위의 세금 지출액 증가율이 고소득층인 5분위의 6.3배에 달하는 셈이다.
경상조세는 근로소득세, 재산세, 사업소득세 등 가계에 부과되는 직접세를 의미한다.
3분위와 함께 중산층으로 분류할 수 있는 4분위(60∼80%)의 세금 지출액 증가율은 7.4%로 5분위의 2.5배였다.
5분위의 세금 지출액 증가율은 중산층은 물론 저소득층보다도 낮았다.
소득 하위 20%인 1분위 가계의 지난해 월평균 경상조세 지출액은 2만4793원으로 전년보다 3.1% 늘었다. 2분위(20∼40%)는 4.4% 증가했다.
2013년에도 고소득층의 세금 지출액 증가율은 다른 소득 계층보다 크게 낮았다.
2013년 5분위 가계의 월평균 경상조세 지출액은 전년과 비교해 0.9% 늘어난 반면 소득 하위 계층인 1분위는 9.7%, 2분위는 5.4% 증가했다. 중산층인 3분위와 4분위의 증가율도 각각 2.7%, 6.3%로, 5분위에 비해 높았다.
정부는 지난 2013년 세법 개정으로 지난해부터 최고세율(38%)이 적용되는 기준이 소득 3억원 초과에서 1억5000만원 초과로 낮아지고 소득공제가 세액공제로 바뀌어 고소득층의 세금 부담이 커졌다고 설명했지만 실제는 중산층의 부담이 증가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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