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허연회 기자]지난 10년간 요양병원이 40%나 늘어나면서 양적으로 크게 성장했지만 개업한 요양병원의 절반은 폐업한 것으로 나타났다.
요양병원의 높은 폐업률은 과잉공급과 경쟁심화의 결과물일 가능성이 커 이로인한 악순환이 계속될 수 있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16일 대한의사협회 산하 의료정책연구소의 ‘의료정책포럼’ 최근호에 실린 ‘병원 신증설의 현황과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03년부터 2012년까지 요양병원 기관수는 68개소에서 1087개로 연평균 40.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요양병원의 증가율은 일반 병원과 의원의 증가율보다 압도적으로 높았다. 같은 기간 병원은 연평균 5.6%, 의원은 연평균 4.9% 느는데 그쳤다.
높은 요양기관의 증가율은 폐업 증가율과도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2009~2013년 5년간 신규 개설된 요양병원은 연평균 220개였는데 이중 절반인 112개 기관이 폐업했다.
요양병원의 높은 폐업률 만큼 큰 문제는 요양병원의 경쟁이 심해지면서 병원 규모와 의료인력 확보 수준 등이 점차 감소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2009~2013년 기관당 병상 수는 상급종합병원은 연평균 62병상 늘었지만 기관 수가 많은 요양병원은 연평균 38병상만 증가했다. 100병상당 의료인력수도 상급종합병원, 종합병원은 지속적으로 늘었지만 요양병원은 감소 추세였다.
박수경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책임연구원은 “요양병원은 규모의 확대를 추구하지만 의료인력 확보 수준은 낮아지는 추세”라며 “요양병원이 상대적으로 병상수 변동이 많지 않음에도 5년간 신규 개설이나 폐업이 아닌 기관을 유지한 요양병원의 병상 수 감축 비율이 23.8%에 달했다”고 지적했다. 박 연구원은 이어 “의료기관의 공급구조 개선을 위해서는 실질적인 정책으로 활용하지 못하는 병상수급계획을 정상화할 필요가 있다”며 “선진국은 지역사회 보건의료 관련 요구와 문제를 규명하고 다루기 위한 주요 과정으로 의료계획이 수립, 운영되는 점을 참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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