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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리치] 감봉의 늪…’국왕’도 예외는 아니다?
[헤럴드경제=슈퍼리치섹션 이혜원 인턴기자]존재만으로도 돈을 버는 샐러리맨(?)이 있다. ‘왕실’ 사람들이다. 민주주의가 뿌리내린 현재에도 바티칸을 포함한 44개국 나라엔 왕이 존재한다. 이 중 통치하진 않지만 명목상 군주가 있는 입헌군주국은 36개국. 이들 나라의 왕은 존재 자체만으로도 정부로부터 상당한 보수를 받는다.

하지만 경제불황으로 그런 왕들의 지갑도 흔들리고 있다. 지난 10일(현지시간) 펠리페 6세(47) 스페인 국왕은 연봉을 20% 삭감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연봉은 29만2752유로(약 3억6700만원)로, 올해부터 23만4204유로(약 2억9500만원)를 받게 된다. 왕실 예산도 780만유로(97억7000만원)로 동결했다. 

펠리페 6세 스페인 국왕.

스페인 왕실 예산은 다른 나라에 비해 상당히 적은 편이다.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연봉은 2015년 기준 4000만파운드(약 691억원)다. 빌럼 알렉산더르 네덜란드 국왕도 수백억대의 연봉(4200만유로ㆍ약 528억원)을 받는다.

그럼에도 펠리페 6세가 연봉 삭감을 결정한 배경은 민심 때문이다. 2010년 유럽 경제위기 이후 스페인은 최악의 경제 상황을 겪고 있다. 맥킨지보고서에 따르면 스페인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비율은 313%에 이른다. 실업률은 25%를 넘었다.

거리로 나온 성난 스페인 국민들.

이런 상황에 왕실 예산은 부담이 됐다. 경제위기 이후 정부가 긴축재정에 돌입하자, 막대한 예산이 드는 왕실에 대한 불만이 나오기 시작했다. 2013년 6월에는 스페인 도시 60여 곳과 남미 30여 곳에서 군주제 폐지 운동이 일어났다. 이런 민심을 달래기 위해 스페인 국왕은 왕실예산을 동결하거나 삭감해왔다. 올해 예산 780만유로는 2009년 대비 20%가량 삭감된 수치다.

영국 윌리엄 왕세손 부부.

왕가의 돈문제는 다른 나라에서도 논란이다. 2010년 유럽 경제위기 이후 막대한 왕실예산과 왕족의 호화스런 생활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해 윌리엄 영국 왕세손은 호화스런 집수리로 비난을 샀다. 왕세손 부부가 거주하는 켄싱턴궁 내부를 개조하는 데 78억원 가량이 들었다는 사실이 밝혀지자, 왕가 집수리에 혈세가 낭비됐다며 국민들은 분노했다. 알베르 2세 벨기에 전 국왕도 은퇴 후 받는 연봉 120만달러(약 13억원)가 너무 적다며 불만을 토로해 국민들의 빈축을 산 바 있다.

경제난으로 국민들은 절대존엄이던 왕실에 화살을 던지기 시작했다. 성난 국민들을 달래려는 왕실의 공존 전략이 주목되고 있다.

souriran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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