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블로그∙SNS 통해 사전 정보 챙기는 꼼꼼한 관광객으로 변신
-중국 유명 연예인 애용 제품, 젊은 한국인에게 인기있는 명소 선호 눈길
[헤럴드경제=오연주 기자]중국 최대 명절인 춘절(春節ㆍ2월18일~2월24일) 연휴기간 동안 10만명이 넘는 유커(游客ㆍ중국인 관광객)가 한국을 찾을 것으로 전망되면서 국내 유통업계가 들썩이고 있다.
특히 최근 몇년간 유커들의 한국 관광이 늘어나면서 이들의 관광ㆍ쇼핑 기호도 더 꼼꼼하게 변하는 추세다. 명동 등 특정 지역에만 몰려 ‘묻지마식 쇼핑’, ‘쓸어담기식 쇼핑’을 하는 건 옛말. 요즘에는 인터넷 블로그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사전 정보를 충분히 확인한 후 꼼꼼하게 쇼핑을 해 가는 것은 물론, 젊은 한국인에게 인기가 많은 가로수길, 경리단길 등 새로운 관광 명소를 찾는 요커들이 늘어나고 있다. 신유커라고도 할 수 있다.
▶전통 강자 K-뷰티, 이제 꼼꼼히 따져보고 산다
유커 돌풍의 가장 큰 수혜주인 화장품 업계에서도 이들의 달라진 소비 스타일이 감지된다.
한국을 대표하는 럭셔리 뷰티 브랜드로 요우커들에게 인기가 높은 설화수 관계자에 따르면 “유커들의 경우, 기본적으로 브랜드의 베스트셀러나 선물용으로 좋은 제품들을 많이 구매하는 편이었는데, 최근에는 유명 연예인이 사용한다고 소문난 제품이나 매거진에 게재된 제품 등을 직접 찾아와 문의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특히 최근에는 한류스타뿐 아니라, 중국 톱스타들이 한국화장품을 사용하면서 이들 제품이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설화수의 ‘퍼펙팅쿠션’은 지난 1월 초, 중국 북경에 위치한 신광천지 백화점에 장백지가 매장에 직접 들러 퍼펙팅쿠션을 구매해가면서 입소문이 나 국내 설화수 매장에서 퍼펙팅쿠션을 찾는 유커들이 급증했다는 후문이다.
▶패션 쇼핑은 이제 가로수길ㆍ홍대에서~
화장품 쇼핑과 함께 유커들이 한국에 와서 꼭 하는 것이 바로 패션 쇼핑이다. 최근에는 젊은 나이의 자유 여행을 하는 유커들이 증가하면서 매거진이나 인터넷을 보고 직접 관광지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여전히 명동, 동대문 지역이 압도적으로 많이 찾는 유커들의 패션 쇼핑 메카이지만 최근에는 젊은 한국인들에게 인기가 많은 가로수길, 홍대 등이 새로운 패션 관광 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가로수길의 경우에는 특이한 편집숍과 팝업스토어 등이 즐비해 북적대고 시끄러운 명동을 벗어나고 싶어하는 유커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강북에 쏠려 있던 유커들의 관광 지도를 바꾸어 놓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또한 얼마 전 오픈한 롯데월드몰은 브랜드 선정 단계에서부터 유커를 제1 타깃으로 삼은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강남 지역을 주로 찾는 유커의 쇼핑 리스트 1순위에 오르고 있는 명품 시계와 보석 브랜드를 총집결시켰다.
▶‘쇼핑’만 하지 않고, ‘멋과 맛’을 동시에 찾는다
최근 유커의 관광 트렌드에서 또 다른 눈에 띄는 변화는 패션, 뷰티가 주축이던 관광 코스가 음식과 음료까지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다. 유커들이 기존 ‘쇼핑’ 위주의 관광에서 벗어나, ‘멋과 맛’을 동시에 찾는 새로운 트렌드를 추구하고 있다.
이에 최근 젊은 한국인들 사이에서 유명 맛집이 많아 핫플레이스로 손꼽히는 이태원 경리단길이 유커들 사이에서 숨은 명소로 각광받고 있다. 여기에는 중국인 관광객 연령대에서 4050대 위주에서 2030대로 낮아진 것도 한 몫 했다. 또한 전통적인 관광 명소인 남산과 맞닿아 있는 지리적 입지의 영향까지 더해져 유커들의 발길이 앞으로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요우커들의 발길이 한국인의 라이프스타일을 즐길 수 있는 곳으로 확산되면서 노량진 수산시장 또한 때 아닌 인기를 누리고 있다. 약 2년 전부터 한국인의 삶을 체험해 보고 싶어하는 유커들이 몰려오면서 노량진 수산시장에는 때 아닌 중국어 열풍이 불고 있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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