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조립완구 매출 2년새 23% 급신장
스포츠 서바이벌 상품 85% 증가 ‘불티’
드론도 올들어 104%…고급화 추세
평일에는 밤늦게까지 회사일에 치이고 주말에는 TV시청과 낮잠자기. 여느 가정에나 흔히 볼 수 있는 대한민국 가장들. 바로 ‘아빠’의 모습이다.
하지만 이런 아빠들이 달라지고 있다. 아이와 놀아주는 모습과 중년 남성들이 사는 모습들을 담은 예능프로그램들이 큰 인기를 얻으면서 그 속에 나오는 콘텐츠들이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잡은 것이다.
실제 친구처럼 아이와 잘 놀아준다는 의미에서 생겨난 ‘프렌디’(친구 프렌드와 아빠 대디의 합성어)라는 신조어가 등장했고, 특히 어른이 돼서도 동심을 잃지 않고 장난감을 가지고 논다는 ‘키덜트’가 새롭게 떠오르면서 키덜트 관련 완구들이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또 전통적인 키덜트 장난감이었던 RC카와 피규어 등의 구매자에서 여성의 비중이 늘고 있으며 미니카와 서바이벌 총 등의 복고풍 장난감 판매도 증가하고 헬리콥터 같은 무선조종기기 ‘드론’ 등이 새롭게 선보이면서 키덜트 제품의 고급화 추세도 새 흐름이다.
어른이 돼서도 동심을 잃지 않고 장난감을 가지고 논다는 ‘키덜트’가 새롭게 떠오르면서 키덜트 관련 완구들이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사진은 아이파크백화점에서 드론 택배 시연을 펼치고 있는 모습. |
▶장난감에 아빠들이 깨어났다=이마트 매출을 살펴보면 키덜트들이 주로 찾는 취미ㆍ조립 완구 매출은 매년 신장하고, 완구 중에서도 매출 비중은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취미ㆍ조립완구 매출은 2011년 1.3% 신장에서 작년에는 23.2% 급신장하는 모습을 보였고, 완구내 매출 비중도 2011년 1.2%에서 2014년 4.3%로 그 비중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키덜트 완구의 원조격인 건담류는 전년에 24.9% 신장했고 그 외 프라모델, 피규어 용품도 15%이상 신장세를 보였다. RC카, RC헬기 등 무선으로 직접 조정할 수 있는 무선자동차류도 전년대비 24.2% 이상 성장세를 기록했다. 이처럼 키덜트 관련 완구 상품이 큰 인기를 얻자 이를 겨냥한 새로운 상품들이 속속 출시되고 있다.
이마트에서는 일반 RC헬기에 이어 꿈의 비행체라 불리는 ‘드론’을 판매하기 시작했고 지난해 크리스마스에는 항공촬영이 가능한 드론 모델을 판매하기도 했다.
이마트 김성호 완구 바이어는 “키덜트가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잡으면서 어른용 완구 매출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며 “올해도 키덜트 열풍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키덜트 관련 다양한 완구들을 각 매장에서 적극적으로 전개할 계획”이라고 했다.
특히 취미를 공유하는 동호회활동이 많아지면서 인기 동호회 스포츠인 서바이벌 상품도 인기다. 옥션에 따르면 전동건과 가스건, 에어건 등 서바이벌용 총기의 경우 1월 한달동안 전년대비 85% 가량 판매가 늘었다.
▶꿈의 비행체 ‘드론’ 일상으로 날아들다=택배서비스와 피자ㆍ맥주 배달까지 드론의 활용가치는 외신 등을 통해 자주 접하고 있지만 얼마전까지만 해도 그 실체는 베일에 싸인 ‘꿈의 비행체’에 불과했다. 이런 드론이 조정 편의성과 저렴해진 가격, 공중촬영 등 오락적 요소를 무기로 일상으로 파고들고 있다.
아이파크백화점 드론 매출은 올해 들어(1월22일)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04%나 신장했다. 지난해에도 전년도 대비 60% 매출이 껑충 뛰며 인기를 실감케했다. 이 곳에 입점된 무인조종헬기 전문브랜드 ‘헬셀’은 2012년 처음 입점할때만 해도 단 한종류의 드론만을 선보였으나 지금은 10종이 넘는 드론을 판매하고 있다. 송탁근 바이어는 “8대 2 정도였던 헬기와 드론의 판매 비중이 지금은 6대 4 정도로 역전됐다”고 설명했다. 실제 인기 제품인 ‘AR 드론’의 경우 아이파크백화점에서만 한달에 30대 이상 팔려나가고 있다.
이와 같은 키덜트 열풍에 변지현 롯데마트 마케팅전략팀장은 “어린시절 장난감에 대한 동경을 가지고 있었지만, 주머니 사정으로 쉽게 구매하지 못했던 기억에 구매력을 갖춘 어른이 돼서야 장난감을 사는 수요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며 “또 과거 장난감은 어린이나 구매하는 것이라는 인식이 강했으나, 이제는 하나의 문화 트렌드로 인식을 받고 있는 것도 키덜트 수요 증가의 한 원인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정환 기자/attom@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