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해준 기자]주요국 중앙은행들의 양적완화와 도미노식 금리인하로 ‘제로 금리’에 머물던 선진국 국채가 속속‘마이너스 금리’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선진국 국채 10% 이상이 만기 시 이자를 챙기지 못하고 오히려 매입가보다 낮은 금액으로 원금을 상환받게 되는 상황이다.
금융시장에서는 ‘제로에서 마이너스 금리로’를 의미하는 ‘ZYNY’(zero-yield to negative-yield) 현상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9일 국제금융센터와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으로 24개 선진국의 국채발행잔액 33조달러 가운데 12%에 해당하는 4조달러의 국채가 마이너스 금리 상태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 24개국 가운데 10개국에서 마이너스 금리 현상이 나타났다. 국채 금리가 0%대이거나 마이너스 금리를 나타냈다가 회복한 5개국을 더하면 마이너스 금리 국가는 절반을 훌쩍 넘는다.
마이너스 국채 규모는 기관별로 다소 차이가 난다. JP모건은 자사 세계채권지수(GBI)의 16%에 해당하는 3조6000억달러 규모의 국채가 마이너스 금리 상태라고 밝혔다.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는 이러한 국채 규모를 7조3000억 달러로 추산했다.
독일, 스위스, 벨기에 등 대부분의 유럽 국가 금리가 마이너스 상태를 보이고 있으며 일본도 단기물 중심으로 마이너스 금리를 보이고 있다.
이는 일본과 미국을 비롯한 주요 선진국의 양적완화가 수년간 이어지면서 시장에 유동성이 넘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향후 경기에 대한 불안이 선진국 국채에 대한 선호도를 높여 마이너스 금리가 나타난 것으로 전문가들은 진단한다.
경기 하강에 대한 공포로 안전자산인 선진국 국채를 사들이는 투자자들이 ‘안전성에 대한 수수료’를 지불하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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