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선후배로 만난 학자와 벤처 사업가가 ‘스타트업’으로 의기투합해 큰 일을 해냈다. 카이스트(KAIST) 조병진 교수(52)가 벤처 기업인 테그웨이의 이경수 대표(55)와 손잡고 ‘웨어러블 체온 전력생산 기술’을 개발, 지난 4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유네스코의 넷엑스플로 포럼에서 ‘세상을 바꿀 10대 기술’의 그랑프리를 수상했다. 이 상은 유네스코가 디지털기술 연구 기관인 넷엑스플로가 2008년부터 매년 전세계 200여 명의 전문가 그룹에 의뢰해 선정해온 것으로 역대 수상 기술로는 트위터와 3D프린터 등이 있다.
조병진 교수(왼쪽)과 이경수 대표. |
테그웨이 이경수 대표는 “1년내 스마트폰이나 웨어러블 피트니스, 헬스케어 기기의 전력공급장치(배터리)로 상용화 가능한 기술”이라며 “뿐만 아니라 에너지 하베스팅(일상의 폐에너지를 모아 전력으로 재활용하는 기술), 사물인터넷(IoT) 분야에서 전방위적인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웨어러블 체온 전력생산 기술’은 소자 양단의 온도차를 이용해 열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변환하는 ‘열전소자’기술에 무기물질인 신소재를 적용한 것이다. 기존의 세라믹 대신 유리섬유를 이용해 유연하며, 몸에 착용하는 밴드나 의류로 만들어낼 수 있다. 체열로 인해 생기는 옷감 내외 온도 차를 전기에너지로 전환하는 방식이다. 웨어러블ㆍIoT 기기에 하루 24시간 내내 전기를 공급할 수 있는 혁신적인 기술로 평가받는다.
이 대표와 조병진 교수는 카이스트 선후배 사이로 지난 85년 처음 만났다. 이후 이 대표는 카이스트 재료공학 박사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책임연구원을 거쳐 1996년부터 벤처사업가의 길을 걸었다. 지난 2010년 후배인 조병진 교수의 프로젝트가 미래창조과학부 융합연구사업으로 선정되자 이 대표는 CEO로, 조 교수는 CTO로 함께 손을 잡게 됐다. 지난해 9월 SK그룹의 글로벌 벤처 스타 프로젝트로 선정돼 창업지원금을 받고 두 사람은 테그웨이를 설립했다. 테그웨이는 현재 대전 창조경제혁신센터에 입주해 있으며 곧 SK로부터 최고 2억원인 기술개발자금도 지원받을 전망이다. 또 SK텔레콤의 미국자회사인 SK이노파트너스 지원으로 실리콘밸리 진출도 계획하고 있다. 5년 내 1000억원 매출이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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