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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비심리 악화는 경제구조 변화의 산물…장기화 가능성
[헤럴드경제=이해준 기자]최근 나타나고 있는 소비심리의 악화는 경제구조 변화의 산물로 장기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전문가들 사이에서 제기되고 있다. 소비자들이 이미 저성장 국면의 진입을 인식하고, 지출 변화로 대응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상은 1990년대 이후 복합불황을 겪으면서 장기 저성장 국면에 진입한 일본 소비자들의 행태와 유사하다.

일본은 1980년대 말 버블경제 붕괴 이후 본격적인 저성장 국면에 진입하기 시작하면서 장기간 소비가 살아나지 못했다. 평생고용을 보장하던 기업들이 구조조정을 시작하고, 고령화가 심화되면서 미래를 위한 저축을 확대했기 때문이다.

일본 정책당국에서는 금리를 거의 제로상태로 인하해 가계의 금융비용 부담을 경감시킴으로써 가처분소득을 늘려 소비를 촉진시키려 했으나 소비자들은 움직이지 않았다. 경제상황이 좋지 않고 고용이 불안해지자 지갑을 닫은 것이다.

이것은 일시적인 심리 위축의 결과가 아니라 경제구조의 변화에 따른 대응이었기 때문에 장기화되면서 일본 경제에 주름살을 안겼다. 마찬가지 현상이 한국에서도 전개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의 김진성 경제연구실장은 최근 발간한 ‘금융경제동향’에서 “현재 나타나고 있는 소비심리의 위축은 경기흐름 및 자산시장 움직임에 따른 일시적 비관이 아니라 자발적이든 비자발적이든 사회경제적 구조변화 및 재무상황 변화에 따른 뒤늦은 각성과 이에 따른 가계 지출구조의 전환에 따른 결과로 볼 수 있다”며 소비심리의 회복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실장은 “초저금리 환경이 지속되고 부동산시장 관련 입법이 완료됨에 따라 주택매매의 정상화, 임대시장의 안정에 대한 기대가 형성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나 소비심리 및 소비지출을 활성화시키는 효과는 제한적일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때문에 현재의 심리 위축이 단순한 정서(semtiment)가 아니라 냉철한 상황판단과 사실(fact)에 의한 조정이며 인식의 전환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경제는 심리에 의해 많이 작용을 받지만, 현재의 소비심리 위축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란 말이다.

소비심리의 구조적 변화는 경기침체 속에 물가가 하락하는 디플레이션 진입 우려를 더욱 키울 것으로 보인다.

최근 한국은행은 이러한 논란과 관련해 ‘인플레이션 보고서’를 통해 “주요국의 디플레 사례를 통해 볼 때 예측 가능한 시계에서 우리나라에서 디플레이션 발생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일본이나 유럽에서와 같은 극심한 수요 부진이 예견되지 않는 데다, 부동산 가격이 불안정해질 가능성이 작고 제조업 공동화 문제도 주요국보다 심각하지 않다는 이유다.

그러면서도 한은은 “디플레 논란이 근거 없이 확산하면 경제 심리를 과도하게 위축시키거나 기대인플레이션을 불안정하게 하는 등 바람직하지 않은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소비자들의 심리와 행태는 향후 경제향방을 가늠할 키임이 분명하다.

hj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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