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황유진 기자] 최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ㆍ정보기술 전시회 ‘CES 2015’의 화두는 단연 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s, IoT) 이었다. 특히 사물인터넷의 실시간 정보 분석 기능이 다양한 분야에 접목될 경우, 개인의 건강 관리는 물론 국가적인 재난 방지도 기존보다 더욱 과학적인 방식으로 가능해진다.
정경원 시스코코리아 대표 역시 최근 열린 신년 미디어 간담회에서 “사물인터넷의 핵심은 애널리틱스(분석)”라며 “사물인터넷 데이터를 분석하고 의사결정을 즉시 할 수 있는 ‘리얼타임 애널리틱스’에 주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옷의 역사’ 바꾼 사물인터넷=IoT 시대에는 옷의 역할이 본질적으로 달라진다. 단순히 체온을 보호하고, 멋을 내는 등의 전통적인 기능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삶을 건강하고 안전하게 영위할 수 있도록 돕는 도구로 진화하는 것이다. 옷과 인터넷이 서로 연결되면서 생긴 변화다.
기록 싸움을 하는 운동 선수들은 센서가 부착된 운동복을 입고 운동 시 나타나는 신체 변화를 과학적인 데이터로 기록할 수 있게 됐다.
지난해 8월 랄프로렌(Ralph Lauren)이 US오픈 테니스 토너먼트에서 선보인 운동셔츠가 대표적인 예다. 커넥티드 의류 개발업체인 ‘OM시그널(OMSignal)’과의 협업으로 탄생한 ‘폴로 테크(Polo Tech)’ 티셔츠는 스포츠 의류의 새로운 가능성을 알렸다.
이 셔츠를 입고 운동을 하면 직물에 부착된 ‘센서’가 심박수, 걸음수, 칼로리 소모량, 심박 변이도를 기록한다. 또 소형 탈부착식 ‘블랙 박스’는 센서가 확보한 풍부한 생리적 정보를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에 전송하는 역할을 한다. 이 앱은 운동 지속 시간와 강도를 그래픽으로 보여줘 운동 선수가 과학적인 훈련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
센서가 부착된 옷의 기능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센서를 통해 스트레스 레벨을 모니터링하고, 레벨이 지나치게 높아지면 이를 이완시킬 수 있는 조치를 취하도록 유도하는 등 개인 트레이너 역할도 한다.
옷을 입은 사람이 주말 내내 누워있는 상황이 벌어지면 “당신의 건강을 위해 일어나 움직이라”고 압박 메시지를 전달하는 식이다.
또 임산부들이 입는 옷에 사물인터넷을 적용한다면 임산부와 아기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 하고 “수분이 부족하니 물을 한 잔 먹으라”는 식의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
▶각종 재난 감시자 사물인터넷=모든 것이 연결된 IoT 시대에는 재난 방지 시스템도 더욱 고도화 된다.
센서가 적용된 유니폼을 입은 직원이 위험 장비에 지나치게 가까이 다가가면 경고 신호를 보내거나 혹은 기기 작동을 잠시 멈출 수 있다.
또 냄새로 느낄 수는 없지만 인체에 유해한 가스가 새어 나온다면 센서가 이를 감지해 안전한 곳으로 대피하라고 경고할 수 있어 화재를 사전에 막을 수 있다.
더 나아가 지진 같은 국가적 재난을 막는데 사물인터넷의 기여도가 높아진다. 지난해 8월 미국 캘리포니아 사우스 나파(South Napa) 지역에서 규모 6.0의 지진이 발생했을 당시, UC-버클리 지진 연구소의 과학자들은 이 지진에 대한 경고 메시지를 사전에 받았다.
센서를 사용해 지진 활동을 감시하고 모니터링하는 만물인터넷(IoE) 조기 경보 시스템인 ‘셰이크얼러트(ShakeAlert)’를 통해서였다.
셰이크얼러트 시스템은 캘리포니아 전역에 설치한 300여개 센서를 통해 P파를 감지한 후 이를 중앙 컴퓨터에 전송하면 이를 다양한 알고리즘을 통해 분석하고, 파괴력이 더 큰 S파가 도착하기 전에 지진 영향권의 여러 지역에 실시간으로 지진의 위치와 규모를 알리는 역할을 한다.
현재 샌프란시스코 재난관리청, 바트(Bay Area Rapid Transit) 등이 이 셰이크얼러트 시스템을 본격적인 공공 경보 시스템으로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다양한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지진 뿐만 아니라 대형 산불도 사물인터넷이 감시할 수 있다. 미 농무성 삼림국 소속인 솔트 레이크 시티의 ‘원격 감지 애플리케이션 센터(Remote Sensing Applications Center)’는 사물인터넷을 도입해 180여개의 국유림에 대한 산불 추적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 센터가 사용하는 ‘액티브 파이어 맵핑(Active Fire Mapping)’ 프로그램은 ‘위성 센서’를 이용해 미국과 캐나다 전역의 화재 위치와 규모를 파악하는 것은 물론 화재 강도, 고도, 강도에 대한 정보를 입수해 실시간 전송해 국가적 대형 재난을 방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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