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틴 루터 킹 목사가 만인 평등의 꿈을 남기고 세상을 떠난 지 50여 년. 첫 흑인 대통령이 배출된 미국에서도 인종 차별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 2014년 12월 블룸버그 설문에 따르면 응답자 53%가 오바마 대통령 취임 후 인종 문제는 전혀 해결되지 않았다고 답했다.
경제 격차도 심각하다. 2014년 미국 내 흑인 실업률은 10.4%로, 백인의 2배를 웃돈다. 포브스 조사 결과 2013년 흑인 가정의 평균 소득은 3만4598달러(약 3760만원). 백인 가정의 59%에 불과하다.
부호 수도 차이가 난다. 미국 내 자산이 10억 달러가 넘는 슈퍼리치는 단 2명이다. 이 둘도 오프라 윈프리, 마이클 조던으로 연예ㆍ스포츠 인사다. 범위를 세계로 확장시켜도 크게 다르지 않다. 포브스가 선정한 2014 세계 슈퍼리치 중 흑인은 모하메드 이브라힘(Mohammed Ibrahim) 셀텔 창업자, 압둘사마드 라비유(Abdulsamad Rabiu) BUA 그룹 창립자, 테오필루스 단주마(Theophilus Danjuma) 사우스아틀란틱페르롤리움 회장, 폴로룬쇼 알라키자(Folorunsho Alakija) 로즈오브샤론그룹 회장, 파트리스 맛시피(Patrice Motsepe) 아프리칸레인보우미네랄 설립자를 포함한 단 9명이다. 이들은 어떻게 부를 쌓을 수 있었을까. 9명 중 자산 기준으로 흑인 부호 5명을 알아봤다.
오프라 윈프리(Oprah Winfrey). |
5위. 오프라 윈프리(Oprah Winfreyㆍ60)=토크쇼 진행자인 오프라 윈프리는 미국에서 가장 자산이 많은 흑인이다. 남녀 통틀어 1위다. 토크쇼 호스트와 프로덕션 운영을 중심으로 수익을 올리는 그는 대표적 자수성가형 슈퍼리치다. 가난한 집에 태어났지만 개인제트기까지 소유할 정도로 부를 쌓았다. 자산은 30억달러(약 3조2600억원), 세계 568위다.
이사벨 도스 산토스(Isabel Dos Santos). (출처=포브스) |
4위. 이사벨 도스 산토스(Isabel Dos Santosㆍ41)=앙골라 최고 부호 이사벨 도스 산토스는 주식으로 자산을 쌓았다. 앙골라 최대 이동통신사인 유니텔(Unitel)과 앙골라 은행 뱅코빅(Banco Bic)의 지분을 각 25% 보유하고 있다. 해외 주식도 상당하다. 포르투갈 은행인 뱅코 BPI의 지분 19%를 소유하고 있다. 석유회사 갈프에네지아(Galp Energia) 보유 지분도 7%다. 앙골라 장기 독재자인 호세 에두아르도 도스 산토스의 장녀인 그는 자산 대부분을 아버지에게 물려받았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재산은 31억 달러(약 3조3700억원)로, 세계 542위다.
마이크 아데누가(Mike Adenuga). |
3위. 마이크 아데누가(Mike Adenugaㆍ61)=나이지리아 부호 마이크 아데누가는 무역업으로 시작했다. 미국 유학 후 나이지리아에 코카콜라를 수입해 유통한 것이 출발이었다. 이후 분야를 확장시켜 통신산업에까지 진출했다. 그가 운영하는 글로바콤(Globacom)은 남아공 MTN에 이어 나이지리아에서 2번째로 가입자가 많은 이동통신사다. 석유도 잡았다. 그가 소유한 콘오일(Conoil)은 현재 3개 블록에서 석유 탐사를 진행 중이다. 앞으로 사업장을 7개로 확장할 예정이다. 나이지리아 2위 부호인 그는 자산 41억달러(약 4조4580억원)로 세계부호 378위에 올랐다.
모하메드 알 아무디(Mohammed Al Amoudi). (출처=포브스) |
2위. 모하메드 알 아무디(Mohammed Al Amoudiㆍ68)=대륙을 잡은 흑인부호도 있다. 모하메드 알 아무디는 사우디와 에디오피아에서 부를 쌓았다. 사우디인 아버지와 에디오피아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그가 사업을 시작한 곳은 부친의 나라였다. 사우디에서 건축업을 시작으로 부동산ㆍ에너지ㆍ석유정제산업까지 진출했다. 에디오피아 무역업도 자산 형성에 큰 몫을 했다. 농산품 수출업을 잡은 그는, 곡물 등을 해외에 팔고 있다. 스타벅스 커피 원두와 립톤 찻잎의 일부는 그의 손을 거친 것이기도 하다. 에이즈 퇴치 기금을 쾌척할 정도로 사회환원운동에 관심이 많다. 자산은 125억 달러(약 13조 6000억원), 세계 83위다.
알리코 당고테(Alico Dangote). |
1위. 알리코 당고테(Aliko Dangoteㆍ57)=흑인 슈퍼리치 1위는 알리코 당고테(Aliko Dangote) 당고테 그룹 회장이다. 30년 전 삼촌에게 돈을 빌려 첫 사업을 시작한 그가 흑인 최고 부호가 된 방법은 ‘삼백산업’이었다. 시멘트ㆍ설탕ㆍ밀가루 등 원자재를 수출하면서 자산을 쌓은 그는 2014년 8월, 10억 달러를 투자해 쌀시장에 진출할 계획을 밝히면서 ‘흰색산업’을 확장시키고 있다. ‘검은산업’에도 도전한다. 2014년 초 그는 90억달러를 투자해 나이지리아에 석유복합단지를 건설할 계획이라 밝혔다. 아프리카에서 가장 많은 기부를 하는 인물이기도 하다. 자산은 2015년 1월 현재 168억달러(약 18조2000억원), 세계 부호 48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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