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의학연구회(Medical Research Council)의 조반나 말루치 박사가 다람쥐가 동면에 들어가면 뇌세포들 사이의 연결망이 끊어지고 동면에서 깨어나면 끊어졌던 뇌세포 연결망이 다시 형성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고 데일리메일이 14일 보도했다.
다람쥐는 체온이 섭씨 16~18도로 떨어지면서 동면에 들어간다. 이 때는 뇌세포들을 연결하는 연접부인 시냅스가 끊어져 뇌세포들 사이의 메시지 교환이 전면 중단된다. 동면 중 뇌세포를 보호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다람쥐가 동면에서 깰 때는 체온 상승과 함께 저온충격단백질 중 하나인 RBM3 단백질을 증가시키면서 끊어진 시냅스들이 다시 연결된다. 시냅스를 재구성하기 위해 이 단백질 증가가 절대적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뇌세포의 연결망이 끊어지는 것은 알츠하이머 치매 같은 신경퇴행성 질환 초기에 나타나는 전형적인 증상이다. 한 번 끊어지면 다시는 회복되지 않는다. 하지만 다람쥐가 뇌세포 연결망을 재구성하는 메커니즘을 규명하면 치매 발생을 차단하는 약물의 개발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사람도 체온을 내려 저체온으로 만들면 뇌를 보호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사람이 아주 차가운 물에 빠졌을 땐 심정지 몇 시간 후에도 뇌손상 없이 살아날 수 있고 신생아가 태어날 때 산소가 부족하면 인공적으로 뇌를 차갑게 해 뇌손상을 막기도 한다.
이 연구결과는 과학저널 ‘네이처’(Nature) 최신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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