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황해창 기자] 한국마사회가 사행산업의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 고강도 경영혁신에 나선다. 현명관 한국마사회 회장은 15일 세종청사에서 신년 기자간담회를 갖고 “현재의 위기극복을 위해 경마혁신에 성과주의 도입 등 삼성DNA를 주입해 경쟁력을 강화해나갈 것”이라며 “앞으로 4년간 말사육농가 경영지원과 말생산·육성시설 확충 등에 733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 회장은 “한국경마가 93주년을 맞이했지만 최근 10년간 매출정체,와 비용증가, 경마고객 이탈이 심각해 지속 가능성 여부가 불투명할 정도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며 강도 높은 자체 개혁을 다짐했다.

현 회장은 “최근 10년간 경마일과 경주 발매수가 크게 늘어났지만 경주당 매출액은 절반 가까이 감소하고 고객은 42%나 줄어들었다”며 ”장외발매소를 증권사 객장과 같이 쾌적한 휴식 공간으로 탈바꿈시켜 나쁜 이미지를 불식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마사회에 따르면, 2013년 발매일은 152일로 2002년보다 58일(62%)이, 경주 수는 2323경주로 10년전보다 1140경주(96%)가 각각 늘어났지만 고객은 114만명으로 10년전보다 81만명(42%)이나 줄고, 매출은 10년전과 비슷하다.

현 회장은 “이런 상황에서 사행산업감독위원회가 추진 중인 고객의 지문이 들어간 전자카드제도가 도입되면 2016년도부터는 손실이 발생하고, 2018년도에 가면 적자기업으로 전락할 것”이라며 우려를 표명했다.

현 회장은 “경마혁신의 하나로 국산말과 외국산말이 동시에 경주할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하고 외국처럼 비슷한 능력을 지닌 말들끼리 경쟁할 수 있도록 경주마능력지수에 기반을 둔 국제경주시스템도 갖춰나가겠다”고 말했다.

또 “장외발매소 30개 중에서 16개를 지정좌석제로 만들었으며 올해말까지 30개 전부 지정좌석제로 전환할 계획”이라면서 “이럴 경우 매출이 상당기간은 20~30% 떨어지지만 장기적으로는 오히려 안정적으로 수익이 호전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 회장은 “한국 경마를 프랑스 등 유럽연합(EU)과 싱가포르 등 신시장으로 수출해 수익을 개선하고, 나아가 경마의 한류 단초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현 회장은 행정고시(4회) 출신으로 감사원을 거쳐 삼성에 입사, 1990년대 중반 그룹비서실장, 2005년 삼성물산 회장 등을 역임하면서 ‘관리의 달인’이라는 별칭을 얻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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