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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리치] ‘테마파크로 붙어보자’, 디즈니에 전쟁선포한 中 왕젠린
[슈퍼리치팀=이혜원 인턴기자] “서양 문화가 제일이라는 착각을 버려야 한다. 500억위안(약 8조7430억원)을 광저우에 투자하는 이유는 그때문이다. 홍콩 디즈니랜드와 싸워서 이기기 위해서다.”

중국 왕젠린(王健林ㆍ61) 다롄완다그룹 회장이 미국문화의 전쟁을 선포했다. 2000억위안(약 35조원)을 투자해 중국 주요도시 12곳에 디즈니랜드에 대항할 테마파크를 세운다는 계획이다. 200년동안 젖어있던 서구중심주의를 걷어내고 중화문화를 부흥시키겠다는 의지다.

왕젠린 다롄완다그룹 회장.

왕 회장의 문화거점사업은 중국 당국의 의지와 맞물려있다. 개혁개방 이후 제조업을 중심으로 고속성장한 중국은 산업 구조를 개편하고 있다. 제고된 국민경제수준이 서비스산업에서 투자와 수익창출을 이끌 수 있다는 생각이다. 문화 콘텐츠 산업은 그 중 하나다. 시진핑 중국 주석도 “중국문화를 국가 소프트파워 도구로 강화시키라”고 강조하면서 콘텐츠 산업 진흥 운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왕젠린 회장이 그에 부응한 방법은 테마파크 건설이다. 중국 전역에 159개 백화점과 71개의 5성급 호텔을 운영하는 그는 중국 최고 부동산 부호다. 이런 강점을 바탕으로 막대한 부지를 사들여 중국 문화 테마파크를 세우겠다는 것이 그의 계획이다.

위한무비파크(Wuhan Movie Park). (출처=인하비타)

그가 겨냥한 대상은 ‘한족’이다. 중국 인구의 약 90%를 구성하는 한족의 문화를 특화해 이들을 소비자로 끌어오겠다는 의지다. 시작점이 중국 중부 후베이성(湖北省) 위한(武漢)에 세운 테마파크다. 위한은 주(周) 문화 발생지이자 춘추전국시대 실크로드 무역의 중심지였다. 한(漢) 문화 근원지인 이 곳에 70억위안(약 1조2240억원)을 투자해 한족문화 특화단지를 만들었다.

위한 서커스 공연장. (출처=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1.5㎞에 조성된 문화거리 양 끝점엔 대형 영화관인 ‘완다무비파크(Wanda Movie Park)’와 한족 서커스 공연장을 세웠다. 아이맥스, 3D영화관 등이 들어선 ‘완다무비파크’에는 양쯔강 싼샤댐 횡단 시뮬레이션과 서유기를 소재로 한 비디오게임 등이 들어서 있다. 길 반대쪽 서커스장은 중국을 상징하는 빨간색 LED 디스크 1만8000장으로 덮여있다. 관객 2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공연장에는 현란한 불빛아래 곡예, 다이빙 등의 서커스가 펼쳐진다.

칭다오 오리엔탈 무비 메트로폴리스(Qingdao Oriental Movie Metropolis). (출처=이펑)

왕 회장이 생각하는 테마파크의 수요층은 중국 대도시 거주자 1억8000만명이다. 이 중 우선 홍콩ㆍ상하이 디즈니랜드 연간방문객 1억3300만명을 끌어오겠다는 것이 목표다. 위한시 테마파크에 이어 완다그룹은 2013년 ‘칭다오 오리엔탈 무비 메트로폴리스(Qingdao Oriental Movie Metropolis)’ 착공을 시작했다. 500억위안(약 8조7430억원)을 투자한 이 테마파크에는 중국 프로덕션 20업체와 촬영장 20곳, 실내테마파크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한편 엔터테인먼트 거장을 꿈꾸는 왕젠린 회장의 테마파크 건설이 그를 다시 중국 부호 1위에 올려놓을 지도 주목되고 있다. 2013년까지 4년 간 중국 최대부호 자리를 지켰던 그는 현재 마윈 알리바바회장(195억달러), 리옌훙 바이두 회장(147억달러), 마화텅 텅쉰 최고경영자(144억달러)에 이어 중국 4위 부호다. 포브스가 추정한 그의 자산은 2015년 1월 현재 132억달러(약 14조3000억원)다.

souriran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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