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한석희 기자]박근혜 대통령이 12일 신년 기자회견 도중 내놓은 통화정책 방향에 대한 발언의 해석을 놓고 금융시장에 미묘한 파동이 일고 있다. 통화정책을 맡은 한국은행은 박 대통령의 이날 발언을 원론적인 내용의 답변이라고 하고 있지만 시장에선 금리 인하를 기정사실로 받아 들이는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신년 기자회견에서 “일본처럼 저성장 저물가 길에 빠졌다는 지적이 많은데 일본과 유럽연합처럼 시장에 돈을 풀고 기준금리를 이하할 생각은 없는가”라는 질문에 “우리나라 물가는 낮은 수준이지만, 1%대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면서도 “금리를 낮추는 문제는 거시경제를 담당하는 관련 기관들과 잘 협의해 시기 놓치지 않고 적기에 대응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시장에선 박 대통령의 이날 “금리를 낮추는 문제는”이란 발언에 주목했다. 원론적인 답볍으로 해석할 수도 있지만 올 상반기 금리인하 가능성과 맞물려 금리인하를 기정사실화하는 듯한 인상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채권 시장시장은 박 대통령의 발언에 즉각 반응했다. 국채 선물 시장에서는 3년 국채선물(KTB)이 박 대통령의 발언직후 19틱 급등, 108.60에 거래됐다. 이날 오전 서울 채권시장에서 국고채 3년물 지표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0.026%포인트 내린 2.030%, 10년물 지표금리는 0.076%포인트 하락한 2.460%에 거래됐다.

신홍섭 삼성증권 연구원은 시장 반응이 큰 이유로 ‘금리 인하와 관련해서’라는 표현을 지목하고서 “어떻게 보면 기자의 질문에 대답하다가 나온 일종의 해프닝일 수 있다”며 “그러나 이미 금리 인하 기대감을 키우던 시장에선 대통령의 이번 발언으로 인하 기대감이 강화됐다”고 말했다.

한편, 통화정책을 맡는 한은은 박 대통령의 이날 발언이 원론적인 내용의 답변이라는 데에 무게를 두고 있다.

장병화 부총재는 “대통령 말씀은 금리 정책을 적기에 잘 운용할 것이라는 점을 밝힌 원론적 말씀으로 이해된다”며 “금리 정책은 금통위가 객관적, 중립적 입장에서 잘 결정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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