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로써 국내 면세점 업계 양대산맥인 롯데호텔과 호텔신라를 비롯해 서울에 면세점이 없는 신세계와 한화갤러리아, 현대아이파크몰 등 후발주자들 간의 경쟁이 본격적으로 불붙었다.
수년 간 유통업계에 불어닥친 불황의 한파에도 8조원 규모의 시장에 세계 매출 1위로 부상한 국내 면세점 사업만은 비켜나갔다.
하지만 이 면세점 시장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면세점 사업은 공항과 시내로 양분되는데 인천공항과 서울ㆍ제주 등 시내 면세점에서 잇따라 새 사업자를 뽑게 됐다. 특히 서울 시내 면세점 신규허가는 지난 2000년 이후 처음이라 업계의 관심이 높다.
공항 면세점은 임대료가 비싸 운영업체의 수익이 좋지 않은 반면 임대료 부담이 적은 시내면세점의 경우 매출은 해마다 10%씩 성장하고 있어 운영권을 차지하려는 불꽃경쟁이 예고되고 있다.
현재 국내에 있는 시내면세점은 서울 6곳, 부산 2곳, 제주 2곳 등에서 운영중이다.
특히 서울 시내면세점은 ‘수도권 프리미엄’이 불어 외국인 관광객의 활용도가 높은데다 지난 15년동안 면세점 신규 허가가 없었기 때문에 진출하고자 하는 기업들에겐 매력적인 사업이다.
또 중소·중견기업에만 시내 면세점 진출 기회를 줄 것으로 알려졌지만 면세점 경쟁력 향상 차원에서 대기업의 입찰참여도 사실상 허용됐다.
대기업군에서는 신세계ㆍ한화갤러리아ㆍ워커힐 등이 모두 나설 전망이며 롯데와 신라호텔측은 아직 참여여부가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상황에서 10년만에 경상이익 첫 흑자를 달성한 현대아이파크몰도 이날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정몽규 회장이 직접 서울시내 면세점 특허권 입찰에 참여를 본격 선언하면서 서울 시내 면세점 사업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정 회장은 이자리에서 “현대아이파크몰이 위치한 용산이 발전 가능성과 지리적 강점을 갖췄기 때문에 면세점으로서 서울을 대표하는 관광 랜드마크가 될 수 있다”며 “반드시 특허권을 딸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기존 면세점들이 시내 강북 도심에 있기 때문에 주차 문제 등이 심각하며 현재 아이파크몰 뒷편에 1만평 규모의 부지가 있는데 주차장으로 활용할 수 있고 주변에 박물관, 남산, 조성예정인 호텔 등 관광 인프라도 풍부하기 떄문에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덧붙였다.
면세점 사업에 대해 구체적인 계획안도 발표했다.
용산 현대아이파크몰이 면세점 특허권을 얻으면 현재 건물의 3~4층 8,500㎡ 정도를 면세점으로 탈바꿈 시킬 전망이며 초기 투자비용으로 1000억원 규모로 전망했다.
업계 관계자는 “면세점 사업 중 서울 시내면세점은 유일하게 플러스 성장을 하고 있으며 중국인 고객 등에 힘입어 향후에도 꾸준히 성장할 것”이라며 “유통 기업 입장에선 불황의 여파로 탈출구로 면세점 사업을 꼽고 있어 입찰경쟁이 치열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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