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구제역 한국형 백신 개발이 오는 2016년께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로인해 국내 바이러스 면역 계통 전문가들은 향후 2년 가량을 더 ‘물 백신’으로 불신을 받고 있는 영국 메디알(Merial) 백신에 의존해야하는 상황이라며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메디알사 백신은 국내 발생 구제역과 유전자 일치도가 15%차이가 나는 제품이다.
12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오는 2015년 8월까지 총 사업비 261억원을 투입해 농림축산검역본부 경북 김천혁신도시 이전부지 내 구제역백신연구센터(백신센터)를 건립할 예정이다.
백신센터 건립 이후인 오는 2016년부터 2019년까지 종자바이러스 자체 개발 후 모든 백신 개발 연구와 생산단계를 국산화하겠다는 계획이다. 관련 기술 개발까지만 백신센터가 맡고 생산은 관련 기술을 민간에 이전시켜 맡길 방침이다.
이 사업은 지난 2011년 3월 국무총리실 주관 정부 관계부처 합동 ‘가축질병 방역체계 개선 및 축산업 선진화 방안’의 일환으로 발표된 후, 이듬해인 2012년 농림부의 업무보고 과정에서 예산 지원을 확정 받았다.
이 센터에는 구제역백신제조에 필요한 종자 바이러스(종독) 개발 차폐시설과 동물실험 가능백신효능 평가 시설이 세워질 예정이다.
그러나 국내 바이러스 면역 계통 전문가들은 한국형 백신이 개발될 때까지 국내 접종을 메디알사 백신에만 의존해야하는 상황이어서 구제역 확산은 수년간 예정된 상황이라고 진단한다.
현재 국내 도입한 영국 메디알 백신에 대해 약효 논란이 불거진 상황이다. 이 백신은 ‘O형(O1 Manisa) 고역가(6PD50)’로 4년전 국내 첫 구제역 발생당시부터 현재까지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바이러스가 지속적으로 변형을 일으키고 있다는 점을 감안, 한국형 백신의 상용화까지 이 백신을 사용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주장이다.
서상희 충남대 수의학과(바이어스면역학 전공) 교수는 “지난 2010년 구제역이 안동에서 발생 된 직후 바로 한국형 백신 개발 연구에 착수해야함에도 불구, 정부가 늑장 대처하다보니 지난달 3일부터 발생한 구제역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라며 “결국 정책적 오판이 이런 상황을 몰고 왔다”고 주장했다.
한정희 강원대 수의학과(수의병리학 전공) 교수는 “한국형 백신 개발되기 전까지는 영국 메디알 백신에만 의존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한국형 백신 개발을 서둘러야 했다”고 말했다.
농림부 검역본부 한 관계자는 “메디얼사 제품은 우리나라 및 유럽연합(EU)의 기준을 통과한 제품으로 효능이 이미 검증됐다. 지난해 7∼8월 경남북 지방에서 발생한 구제역의 경우에도 동일한 백신을 사용해 추가 확산을 차단한 바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정홍원 국무총리는 지난 8일 백신센터 건립관련, “농림축산검역본부 내 백신연구소 설치와 백신 수급안정 및 우리나라 특성에 맞는 백신 국산화와 양산체계를 조속히 구축하라”고 농림부에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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