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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비자물가상승률 0%대 시대?…1월 기준금리 인하할까
[헤럴드경제=황혜진 기자]연초부터 국내 경제상황에 디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 하락) 공포가 몰아치고 있다.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내수부진 상황에 국제유가까지 큰폭으로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연간 소비자물가상승률(CPI)이 1.3%로 떨어진 가운데 올해는 사상 처음으로 소비자물가상승률이 0%대로 내려갈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렇게 되면 3년 연속 한국은행의 물가안정목표치(2.5%~3.5%)를 벗어나게 되는 셈으로 한국은행이 이달 기준금리를 인하하는 등 적극적인 통화정책에 나설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정부 예상안 2.4% vs. IB는 0.9∼1.7%=한국은행은 지난해 10월 경제전망때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2.4%로 내다봤다. 하지만 경기침체가 계속되고 국제유가까지 크게 하락하면서 국내외 금융기관들이 물가 전망치를 하향조정하고 있다.

이승훈 삼성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낸 경제전망 수정보고서에서 올해 연간 소비자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기존 1.4%에서 0.9%로 하향 조정했다. 최근 유가 급락에 따른 수정된 유가 전망치를 반영한 결과라는 설명이다.

앞서 글로벌 투자은행 크레디트스위스도 지난달 낸 보고서에서 올해 한국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을 기존 2.9%에서 0.9%로 대폭 낮췄다. 크레디트스위스는 “소비자물가를 구성하는 품목에 연료제품의 비중이 큰 점을 고려했다”고 조정 사유를 설명했다.

올초 담뱃값 인상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0.6%포인트 올리는 효과가 있는 점을 고려할 때 이를 제외하면 물가상승률이 사실상 0.3%로 떨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0%대를 기록한 적은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의 0.8%가 유일하다.

최근 수정 발표된 다른 금융기관의 물가 전망치도 크게 다르지는 않다. 글로벌 주요 투자은행들은 최근 낸 보고서에서 한국의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1%대 중반으로 내다보고 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 둔화는 유가 급락과 과일가격 하락, 내수부진 등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BNP파리바가 상승률을 1.5%로 추정했고, 씨티는 1.6%, HSBC는 1.7%로 각각 전망했다. 모두 한국은행의 중기 물가안정목표범위(2.5∼3.5%)의 하단을 한참 밑도는 수준이다.

▶한은, 3년 연속 물가상승률 목표치 도달 사실상 불가=내수침체가 계속되고 있고 국제유가하락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나오고 있는 만큼 정부도 물가상승률 하향조정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달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연 기자간담회에서 유가 하락세를 언급하며 “물가 전망치의 하향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렇게 되면 물가는 한국은행의 물가안정목표치에서 3년 연속 벗어나게 되는 셈이다. 한은은 2012년 말에 2013~2015년 3년 동안 적용할 물가안정목표치를 2.5~3.5%로 제시했다. 하지만 저물가 기조가 이어지면서 2013년에 이어 2014년 모두 소비자물가상승률은 1.3%에 불과했다. 목표치 하단을 1.2%포인트나 밑돈 셈이다. 월간 기준으로 따져도 단 한차례도 현행 목표 범위 안에 들어간 적이 없다. 목표치를 제시할 당시 원유를 비롯한 국제 원자재가격 하락과 세계경제의 구조적인 변화 등을 제대로 예측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은은 2015년까지 적용되는 현 물가안정목표를 중도에 수정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올해 초 신년사에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장기간 목표 범위를 하회하면서 통화정책 기조의 적정성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면서도 “낮은 물가상승률이 국제 유가 및 농산물 가격의 하락 등 공급 요인에 주로 기인하는 상황에서는 통화정책을 물가목표 달성만을 위해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 수 있다”며 목표치 수정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대신 2016년부턴 기존의 물가목표치가 아닌 ‘적정 인플레이션 수준’에 맞춰 물가안정기조를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이 총재는 “물가안정목표의 적용 기간, 변동허용 범위, 대상 지표 등에 대해서도 철저히 분석해 최적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한은은 지난 7일 조직개편을 통해 물가분석부를 만들고 아래 물가동향팀과 물가연구팀을 두기로 했다.

/hhj6386@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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