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의 새로운 발전 모델이 절실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산업의 합리화를 주문한다. 글로벌 공급과잉 산업을 중심으로 신시장을 개척해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는 한편 고부가ㆍ고기술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13억달러에서 1조3000억달러로=우리 국내총생산(GDP) 규모는 1953년 13억달러였다. 2013년에는 1조3043억달러로 1003배 커졌다. 경제도약기(1962~1971년)를 지나, 1970년대 중화학공업 육성기 도입 첫해인 1972년의 108억달러와 비교해도 121배 증가했다.
한국 경제는 1962년(GDP 24억달러) 고도성장기에 돌입하고 1988년 서울올림픽을 개최하게 되는데, 이때 한국의 경제 규모는 1972억달러로 확대됐다. 3저(저달러ㆍ저유가ㆍ저금리) 호황 첫 해인 1986년의 1155억달러에서 배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이후 우리 경제는 세차례 위기를 맞는다. 외환위기 한파가 몰아친 1998년 경제 규모는 3749억달러로, 전년의 5576억달러에서 추락했다. 이어 2000년 IT버블 붕괴(GDP 5619억달러), 2003년 카드대란(GDP 6804억달러)이 한국경제를 흔들었다.
2002년 한ㆍ일 월드컵을 성공적으로 치러낸 이후인 2004년의 우리 경제 규모는 7653억 달러로 1988년 서울올림픽 때보다 3.9배 커졌다.
▶끼니 걱정에서 외식 메뉴 걱정으로=1953년 한국의 1인당 GDP는 66달러였다. 1977년 1000달러를 넘어선 1051달러, 1994년 1만204달러로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렸다.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8100달러로 주저앉았으나 2006년 2만901달러로 2만달러 벽을 깼다. 글로벌 금융위기는 1인당 GDP를 1만8346달러로 끌어내렸다. 이후 2013년 2만5972달러를 기록하며 3만달러 시대를 눈앞에 두고 있다.
한국전쟁이라는 어려운 경제 상황을 이겨낸 한국은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바탕으로 1960년대 경제도약기에 이어 베트남 전쟁 특수, 1970년대 중화학공업 육성기를 통해 도약을 거듭했다.
▶늙어가는 대한민국=현대경제연구원이 추정한 기간별 잠재 성장률은 1962~1969년 9%대, 1970~1979년 10%대, 1980~1988년 9%대다. 이후 7%대(1989~1997년), 4%대(1998~2007년), 3%대 중반(2008~2013년)으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고도성장기가 지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성장률도 잠재 성장률의 변화와 맥을 같이한다. 특히 1997년 외환위기 이후인 1998~2007년 연평균 성장률은 4.9%, 글로벌 금융위기를 포함하는 기간(2008~2013년)에는 3.6%다. 금융위기 이전 수준과 비교하면 1.3%포인트 하락했다.
임희정 현경연 연구위원은 “향후 한국경제 성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요인은 ‘저출산ㆍ고령화’에 따른 인구구조 변화”라면서 “잠재성장력을 확충하려면 우수 외국 인력의 유입을 확대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임 연구위원은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 제고도 병행해야 한다고도 했다. 재계는 기업의 투자 활성화를 위한 지속적인 규제 완화와 연구개발(R&D) 투자에 대한 세액 지원 등을 정부에 주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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