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지난해 중국의 성장둔화, 엔화약세 등 어려운 대외여건에서도 우리나라 무역규모가 4년 연속 1조 달러를 넘어선 데는 자유무역협정(FTA) 효과가 컸던 것으로나타났다.
아울러 중소·중견기업이 수출에서 약진하고 정상외교를 통해 무역장벽을 해소하려는 노력을 펼친 것도 교역 활성화에 기여한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은 1일 발표한 ‘무역 1조 달러 조기달성 요인 분석’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분석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FTA 발효국과의 무역 규모는 6.0% 증가했다. 이 가운데 수출이 7.0%, 수입은 4.7% 늘었다.
이는 지난해 우리나라의 전체 교역량 증가율을 크게 앞선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무역 규모는 2.2% 증가하고 수출은 2.4%, 수입은 2.0% 늘었다.
현재 전체 교역 가운데 FTA 발효국과의 교역이 38.8%를 차지하는데, 이미 타결된 5개국(중국·콜롬비아·캐나다·뉴질랜드·베트남)과의 FTA가 발효되면 FTA 발효국의 교역 비중은 61.5%로 확대될 전망이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FTA 후발주자였던 우리나라는 지난해에만 중국, 호주, 캐나다, 베트남, 뉴질랜드 등 5개국과 FTA 협상을 타결했다.
지금까지 우리나라는 15차례에 걸쳐 전 세계 52개국과 FTA를 체결했다. 이에 따라 경제영토를 의미하는 이들 국가의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 비중이 73.5%로 칠레와 페루에 이어 세계 3위를 기록하고 있다.
아울러 중소·중견기업의 수출액 증가율이 지난해 1∼11월 5.9%로 대기업(0.3%)을 크게 앞섰다.
전체 수출에서 중소·중견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2년의 32.1%에서 2013년 33.0%, 지난해 34.0%로 확대되는 추세다.
산업분야별로는 신재생에너지, 그린수송, 의약품 및 의료기기의 수출 증가가 두드러지고 방위산업과 항공·우주 산업의 수출 산업화가 진전되는 등 신성장동력 산업에서 수출성과가 가시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상회담을 통해 각국과의 경제협력을 확대하려는 정부 노력도 교역 확대에 일조했다고 연구원은 분석했다.
현 정부 출범 이후 2년 동안 총 81회(다자 10회·양자 71회)의 정상외교 활동이 이뤄졌고 이는 한중 FTA 협상 타결, 한-인도 이중과세방지협정 개정 합의 등 무역장벽을 해소하는 성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실제로 21개 순방국과의 무역 증가율은 지난해 1∼11월 5.1%로 전체 평균(2.3%)을 상회했다.
문병기 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다양한 무역장벽과 규제로 개별기업 차원에서 성과를 내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며 “정상외교를 포함한 정부·민간 차원의 모든 채널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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