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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리치-이슈] 군입대 재벌 딸 최민정, 미녀 과학자 홈스 등 눈에 띈 올해의 인물...
[특별취재팀=민상식ㆍ김현일 기자]이른바 ‘금수저’를 물고 태어난 재벌가(家) 자제들. 이들은 부러움을 받는 존재인 동시에 질투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특권의식에 젖은 일부 재벌가 자녀도 있지만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차녀 민정 씨처럼 사회에 신선한 충격을 던져준 이들이 나오기도 했다. 재계 자제들 중엔 막내격인 정기선 현대중공업 상무도 임원 반열에 오르며 본격적인 경영수업에 들어가 눈길을 끌었다.

해외에서는 창의적인 생각으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억만장자가 된 해외 ‘뉴리치’(New Rich)도 주목받았다.
  
 테라노스 창업자 엘리자베스 홈스(Eelizabeth Holmes).

미녀 억만장자 엘리자베스 홈스(Eelizabeth Holmes)와 스마트폰 앱 우버(Uber) 창업자 트래비스 칼라닉(Travis Kalanick)은 전 세계의 틈새시장을 발굴하면서 성장하고 있다. 헤럴드경제 특별취재팀이 국내외 ‘올해의 발견’ 인물로 이들을 뽑았다.

▶국내 올해의 발견, ‘뉴 도터스 최민정’=‘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ㆍ사회 지도층의 도덕적 책무)’를 실천하기 위해 당당히 군대에 지원한 재벌가 여성이 세간에 신선한 충격을 줬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차녀 민정 씨는 중국 베이징대를 졸업하고 해군 사관후보생으로 입영해 11주간의 교육을 모두 이수한 뒤 지난달 26일 장교로 임관했다.

국내는 사회 지도층 자제들이 병역 의무를 기피하려는 풍조가 만연해 재벌가 2세나 3세들을 보면 병역을 마친 사람이 드물 정도다. 이런 상황에서 재벌 총수의 딸이 군 장교가 된 것은 우리나라 재벌가문의 역사에서 유례가 없는 일이다.

국내 재벌가 3~4세대, 1970년대 이후 태어난 젊은 재계 딸들 ‘뉴 도터스’의 영향력이 날로 커지는 상황에서도 민정 씨의 행보는 빛을 발했다. 최태원 회장과 노소영 씨(노태우 전 대통령의 딸)의 1남 2녀 가운데 차녀인 민정 씨는 중국 베이징대를 다니던 시절 부모로부터 지원을 거의 받지 않고 레스토랑ㆍ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활비를 벌었을 정도로 자립심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차녀 민정 씨.

특히 대학 재학 중 중국 현지에서 대두되던 반한(反韓) 정서와 맞닥뜨렸을 때에는 이에 대처하기 위해 한국과 중국 학생이 함께하는 모임을 조직하는 데 앞장서기도 했다. ‘손에 손잡고’라는 이름의 동아리였다. 외할아버지인 노태우 전 대통령 임기 시절 국내에서 열렸던 1988년 서울올림픽 슬로건을 본떠 지은 이름이다.

대학 2학년 때는 다국적 학생들과 함께 중국 내 소수민족들의 정착을 돕는 ‘ICU’(Intercultural Union)라는 단체를 만들었고, 2012년에는 한ㆍ중 수교 20주년을 맞아 한국과 중국 대학생들의 교류를 위한 ‘2012 상생 영(young) 리더십 포럼’을 개최하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한국에서 젊은 유학파 인재들과 판다코리아닷컴을 공동 창업했다. 중화권 대상 온라인 쇼핑몰인 이 회사에서 민정 씨는 부사장으로 근무하다 해군 장교에 지원하면서 그만뒀다.

군인이 된 민정 씨는 해군의 여러 병과(兵科) 중에서도 가장 힘들다는 함정 승선 장교에 지원했다. 함정 승선 장교는 함정을 타고 바다에 나가 수병(해군 병사)들을 관리하고 인솔하는 역할을 한다. 민정 씨는 후보생 교육을 받는 동안에도 면회를 온 지인들에게 “나 스스로 대한민국의 딸로 태어난 것이 자랑스럽다”고 자주 얘기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남자 재계 3, 4세들 중엔 막내격인 정기선 현대중공업 상무가 눈에 띈다. 현대중공업 대주주인 정몽준 전 새누리당 의원의 큰아들인 정 상무는 최근 승진을 통해 임원 대열에 합류하며 3세 경영에 시동을 걸었다. 1982년생으로 올해 만 32세인 그는 재벌 3, 4세 중엔 나이가 어린 축에 들어간다. 하지만 여느 재벌가 자제들과 달리 소탈한 모습을 보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기선 현대중공업 상무.

정 상무는 2009년 현대중공업 재무팀 대리로 입사해 유학을 떠났다가 컨설팅회사를 거쳐 지난해 6월 현대중공업으로 복귀한 뒤 경영기획팀과 선박영업부 부장을 겸임하면서 경영수업을 받아왔다.

정 상무는 평소 무던하고 부지런한 모습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식당에서 직원들과 점심을 하고, 퇴근 후 동료들과 회사 주변 포장마차에서 소주잔을 기울이는 일도 잦다. 주말에도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사무실에 출근해 주중에 미처 챙기지 못한 서류를 보면서 회사 업무 파악에 힘쓰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대일외고,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아버지처럼 학생군사교육단(ROTC) 43기로 임관해 2007년 육군 특공연대에서 군 생활을 마쳤다. 2007년엔 국내 중앙일간지에서 1년간 인턴기자 생활을 하기도 했다. 2011년 6월 스탠퍼드대 MBA를 취득한 정 상무는 그해 9월 보스턴컨설팅그룹 한국 지사에서 컨설턴트로 근무하기도 했다.

▶해외 올해의 발견, ‘미남미녀 뉴리치’=올해는 뛰어난 사업수완과 미모까지 갖춘 뉴리치의 활약이 돋보였다. 트래비스 칼라닉과 엘리자베스 홈스는 편의성과 혁신성을 모두 갖춘 제품을 시장에 내놓으며 업계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두 사람은 모두 30대의 나이에 자수성가하며 포브스가 집계한 ‘미국 400대 부호 명단’에 올해 처음 진입했다. 젊은 나이에 아이디어 하나만으로 억만장자 대열에 합류한 이들은 속칭 ‘엄친아(엄마 친구 아들)’로 불린다. 

우버 창업자 트래비스 칼라닉.

칼라닉은 사업실패에다 파산, 탈세혐의 등 20대에 산전수전을 겪다 3번의 도전 끝에 우버(Uber)를 내놓아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다. 우버는 스마트폰으로 주변에 가까운 차량을 파악해 예약하는 서비스이다. 

칼라닉은 택시가 잘 잡히지 않아 짜증이 났던 경험에서 출발해 스마트폰 앱 우버(Uber)를 개발했다. 터치 몇 번으로 5분 안에 택시를 부르는 편리함 덕분에 올해 전 세계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덕분에 칼라닉의 자산도 30억달러로 뛰었다.

2009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첫선을 보인 지 4년 만에 전 세계 45개국 200개 도시에서 영업 중이다. 한국에선 검찰이 칼라닉을 불구속 기소하는 등 불법 논란도 가열되고 있지만 칼라닉은 전 세계 도시마다 우버를 밀어넣으며 오히려 규모를 더 키워가고 있다. 최근 중국 검색업체 바이두(百度)로부터 6억달러를 투자받는 등 투자유치에도 나섰다.
 
우버의 기업가치는 400억달러까지 뛰면서 비상장사 중 최고 몸값을 기록하고 있다. 우버는 지난해 7월 한국에도 도입돼 서울 강남을 중심으로 성행 중이다. 로스앤젤레스(LA)에서 나고 자란 칼라닉은 미 캘리포니아대 로스앤젤레스캠퍼스(UCLA)에서 컴퓨터공학을 공부하던 중 P2P 파일공유 서비스업체 ‘스카워(Scour)’를 창업한 컴퓨터 실력파다. 그는 미국 경제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가 선정하는 ‘2014 가장 섹시한 CEO’에서 8위에 선정되기도 했다.

엘리자베스 홈스는 피 한 방울로 30가지 이상의 검사를 한 번에 끝낼 수 있는 혈액검사 키트를 개발하며 억만장자가 됐다. 2003년 중국을 강타했던 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가 혈액검사 키트 개발에 몰두한 계기가 됐다. 당시 미국 스탠퍼드대 화학과 신입생이었던 홈스는 그해 학교를 중퇴하고 직접 바이오 메디컬회사인 테라노스(Theranos)사를 세웠다.

사업가이자 과학자로서 연구개발에 주력한 결과 홈스는 18개의 미국 특허와 66개의 비(非)미국권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다른 과학자들과 공동개발자로 이름을 올리고 있는 특허만 100건에 이른다. 최근의 신흥 부호들 대부분이 IT업계 출신인 데 반해 홈스는 생명과학을 기반으로 한 부호란 점에서 미국 현지에서도 관심이 높다. 현재 그의 자산은 45억달러로 평가되지만 홈스의 제품을 채택하는 의료기관들이 급속도로 늘어나는 상황이라 자산도 향후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m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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