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땅콩 회항’ 파장…업계 리스크 관리 매뉴얼 손질 ‘분주’
[헤럴드경제=이정환 기자]요즘 연말 회식자리나 식사 자리 등에서 ‘땅콩 회항’으로 불리는 대한항공 조현아 전 부사장의 얘기와 대한항공측의 미숙한 대응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유통·식음료 업계에서도 이른바 ‘땅콩 회항’이 남의 일이 아니다.

유통·식음료업계 특성상 고객들과 직접 접촉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소비자의 불만이나 크고 작은 사고 발생 가능성이 많다. 그런 만큼 ‘위기 대응력’이 회사 이미지는 물론 매출에도 직접적으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요즘은 회의 때는 물론이고 커피나 회식 중 항상 나오는 얘기가 땅콩회항 사태에 대한 대한항공의 대응”이라며 “사태 초반 미숙한 대응이 얼마만큼 상황을 악화시키는지를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기업에 있어서 위기를 사전에 막는 것이 최선이지만, 전혀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문제가 발생했을 때 단지 한순간을 모면하기 위해 곧 드러날 거짓말을 하는 등 꼼수를 쓰면 사태를 더욱 악화시켜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도 막지 못한다.

그러면서 지난 2월 발생했던 경주 마우나오션 리조트 붕괴참사 당시 코오롱측의 대응이 다시 회자되고 있다.


대한항공측이 어정쩡한 사과에 이은 미숙한 대응으로 국민 공분을 불러온 것과 달리 당시 이웅렬 코오롱 회장은 당시 보고를 받고 한밤중임에도 사고 현장으로 달려가 이튿날 새벽 사과문을 발표하면서 사고를 조기에 수습할 수 있었다.

유통·식음료업계에서도 ‘땅콩 회항’과 유사한 사례가 적지 않았다.

최근의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D사의 ‘대장균 시리얼’ 사태였다. 불량 시리얼 제품을 새 제품에 섞어 판매한 것이 문제가 됐으나 이 회사는 초반 “대장균은 가열하면 살균되기 때문에 재가공해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식의 미숙한 대응을 했다가 거센 역풍에 휩싸였다.

결국 이 사태는 검찰 수사로 이어지고 회사 대표 등 임직원 5명은 지난달 식품위생법 위반 혐의로 기소되기에 이르렀다.

납품비리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은 L홈쇼핑측의 대응도 피해야 할 사례로 꼽힌다. 이 회사의 전직 대표는 방송에 상품을 내보내는 대가로 금품을 받은 혐의로 수사를 받게 되자 혐의를 부인했다. 그러나 결국 구속 기소돼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다른 유통업계 관계자는 “기업의 입장에서 리스크 회피를 위해서는 정공법을 써야 한다는 것을 이런 사례들이 잘 보여주고 있다”며 “최근 제2롯데월드에서 인명사고가 나자 다음날 오전 관련 회사 사장단이 모여서 직접 사과한 것도 이런 상황들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attom@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