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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리치] ‘컨설턴트 버리고 수제맥주로 대박’, 하버드대 나온 ‘맥주 왕’
[특별취재팀=민상식 기자]꽃의 향기가 난다. 소나무향도 풍긴다. 짙은 호박색 잔 안의 하얀 거품. 한 입 마시면 홉의 쓴맛이 배어 나온다. 순간 달콤한 맛도 느껴진다. 

미국 수제 맥주(크래프트 비어)를 대표하는 ‘새뮤얼 애덤스’(Samuel Adams)를 표현한 맛이다. 수제 맥주는 소규모 양조장에서 자체 제조법을 통해 만든 맥주로, 대량 생산된 대기업 제품보다 특색이 있어 최근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수제 맥주의 가장 큰 특징은 물, 맥아, 홉, 효모 등 재료의 혼합 비율과 발효법에 따라 각기 독특한 풍미를 지닌 것이다.

짐 코크(65) 보스턴비어컴퍼니(Boston Beer Company) 회장.

1984년에 문을 연 수제맥주 제조업체 ‘보스턴비어컴퍼니’(Boston Beer Company)는 ‘새뮤얼 애덤스’ 등 히트 상품으로 미국을 대표하는 수제맥주 업체로 성장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눈부신 성장을 거듭해 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은 5억3000만달러(한화 약 6000억원)를 기록했고, 순이익은 1억달러가 넘었다. 

회사의 급성장과 함께 이 업체의 창업자 짐 코크(Jim Kochㆍ65)도 지난해 9월 처음으로 10억달러(약 1조1000억원) 이상 자산을 소유한 억만장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현재 그의 순 자산은 10억달러로 평가된다.
코크 회장은 하버드대를 졸업하고 보스턴컨설팅그룹에서 컨설턴트로 일하던 평범한 직장인이었다. 하버드대에서 경영학 석사와 법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하지만 코크 회장은 35세때였던 1984년 돌연 수제맥주 회사를 설립했다. 보스턴컨설팅그룹에서 펄프ㆍ제지 분야 컨설팅 업무를 맡고 있었던 시기였다. 창업을 결심한 계기는 가업을 이어야겠다는 열정 덕분이었다.
사실 그의 아버지는 5대째 수제맥주 가업을 이어 양조장을 운영해 왔다. 코크가 수제맥주 제조에 뛰어들면서 그의 집안은 6대째 수제맥주 가업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사업을 본격화하면서 그는 다락방에 보관돼 있던 1860년대에 고조 할아버지가 개발한 수제맥주 제조법을 찾아내기도 했다.

수제 맥주 새뮤얼 애덤스

코크는 고조 할아버지의 제조법을 활용해 맛을 향상시키기 위한 온갖 노력 끝에 1985년 이 회사의 첫 수제맥주 새뮤얼 애덤스를 출시했다. 새뮤얼 애덤스라는 이름은 미국 독립전쟁의 도화선이 됐던 ‘보스턴 차사건’(Boston Tea Party)을 주도했던 독립전쟁 영웅 새뮤얼 애덤스에서 따왔다. 보스턴 차사건은 1773년 영국 식민지 시절, 무리한 세금 징수에 분노한 보스턴 시민들이 수입되려던 홍차를 모두 바다에 던진 사건이다.

새뮤얼 애덤스가 출시됐을 당시 코크 회장의 목표는 5년 내 연매출 100만달러였다. 특히 평소 맥주에 관심이 많았던 코크 회장은 직접 술집을 돌아다니며 영업 현장을 이해하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문전박대를 당하기도 했지만 이 과정을 통해서 그는 회사의 경쟁 상품은 무엇이며, 고객이 어떤 맥주를 원하는지 배울 수 있었다.
이같은 노력으로 보스턴비어컴퍼니는 설립 30년 만에 회사 규모가 수백배나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현재 이 회사의 종업원은 1100명이 넘으며 수제맥주 판매량은 연간 250만 배럴(약 4억ℓ)에 달한다. 맥주 종류도 대표 브랜드 새뮤얼애덤스 여름, 가을, 겨울 버전 등 30여개에 이른다.

m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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