② 과열 VS 추가상승…엇갈린 진단
OECD “유럽경제 아직도 불안일부 대도시 쏠림·가격과열 있다”
JP모건 “비핵심 부동산도 상승할것
매수대기 자금 많고 공급은 부족”
[런던ㆍ 파리=윤재섭 기자]글로벌 기관투자가의 해외부동산 투자는 주요 선진국 일부 대도시 핵심부동산에만 집중되면서 ‘쏠림 현상’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 실제로 올해 런던과 뉴욕, 파리, 샌프란시스코, 보스톤, 시드니, 도쿄, 워싱턴, LA, 멜버른 등 선진국 10대 도시로 유입된 투자는 496억 달러(약 54조6000억원)로, 전체 해외 부동산 투자자금의 25%에 육박했다.
이 가운데 런던과 뉴욕에 유입된 부동산 자금만 209억 달러(23조원)에 달했다. 이로 인해 이들 두 도시의 상업용 부동산 시세는 급등했다.
올 3분기 말 현재 런던과 뉴욕의 상업용 부동산 가격지수(2002년 말 시세를 기준가격 100으로 산정한 수치)는 각각 161.1, 180.5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9%, 15.7% 상승했다.
피터 레일리 JP모건 전무 |
하지만 산이 높으면 골짜기가 깊은 것처럼, 큰 오름폭이 급락을 가져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과열논란이 제기되는 것. 파리에 본부를 두고 있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만난 파블로 안톤 니콜라스(Pablo Antolin-Nicolas) 수석이코노미스트도 이점에 주목하고 있었다.
그는 “미국 경제는 향후 2년간 좋은 흐름이 유지될 수 있다. 하지만 유럽의 위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유럽 경제의 어려움은 상당수 국가의 공공부문 개혁이 여전히 기대수준에 못 미친다는 점, 유럽이 아직까지 이를 통제할 강력하고도 과감한 통화정책을 펼 수 없다는 점”이라며 “향후 투자는 이 두가지 포인트에 주목해 결정하는 것이 옳다”고 지적했다.
파블로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또 “초저금리 현상에 따라 앞으로도 당분간 대체투자에 관심이 쏠리겠지만 펀더멘탈이 받쳐주지 않을 경우 결국 이 역시 안정적인 수익을 보장받을 수는 없을 것”이라며 주의를 당부했다.
그러나 OECD 경제전문가의 이같은 보수적인 관점에 시장전문가들은 다른 견해를 내놓고 있다. JP모건자산운용 런던 본부의 피터 레일리(Peter Reilly) 전무는 “상업용 부동산 투자전망은 여전히 밝다”고 내다봤다. 레일리 씨는 JP모건의 글로벌운영위원회 멤버이면서 유럽의 부동산자산 운용을 총괄하고 있다. 그는 유럽 경제를 바라보는 시각부터 달랐다.
파리 앙드레 파스칼가에 본부를 두고 있는 OECD본부 안내데스크.출입을 위해서는 까다로운 검색절차를 두번이나 거쳐야 된다.OECD는 유럽경제는 향후 통화정책의 성패여부에 따라 향방을 달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레일리 전무는 “프랑스는 공공부문 개혁이 부진하고, 이탈리아는 실업률이 여전히 높아 우려스럽지만 나머지 국가들은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어 “유럽은 미국과 달리 규제당국에 의한 통제가 쉽지 않아 그간 구조조정이 힘들었지만 지금은 다르다. 유럽중앙은행(ECB)의 정책에 따라 증자를 단행한 은행들의 수익이 크게 개선됐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유럽은행의 이익이 올 2분기에 전년동기 대비 15% 증가해, 10% 증가에 그친 미국 은행 보다 앞선 점은 주목할 만하다고 덧붙였다. 부동산 과열 논란에 대해서도 그는 “섣부르다”는 판단을 내린다. 그는 “최근 20~30년간 경험에 비춰볼 때 핵심부동산과 비핵심부동산 간 시세가 이렇게 벌어진 적이 없다.
핵심부동산은 많이 올랐지만 비핵심부동산은 그렇지 못했다”며 “이제 가격상승은 비핵심부동산으로 옮겨붙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투자수익률 저하에 대한 우려도 ‘기우’라고 진단했다.
그는 “2007년 당시 기관투자가들은 높은 이자율로 돈을 빌려 부동산에 투자해야 했지만 지금은 2~3%대 저금리로 현지에서 자금을 조달해 투자할 수 있다”며 투자대기 수요가 많아 앞으로 3년간은 국채수익률 보다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와함께 그는 “최근 3년간 런던에 새로운 상업용부동산 공급이 없었다. 그래서 수요가 몰렸고, 임대료는 2007년 대비 15% 올랐다”며 수급논리도 내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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