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와 관련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오는 18일 연례 기자간담회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경제에 할애할 것이라고 크렘린궁 대변인이 16일 밝혔다.
▶러시아 외환보유액 얼마나 버틸까 =외환보유고 세계 4위의 러시아의 12월 1일 현재 외환보유액은4160억달러(449조8000억원)로, 올해들어 약 20%인 800억달러 가량 급감했다. 특히 러시아가 환율 방어를 위해 외환시장에 지속적으로 개입한 지난 9월 이래 3개월 사이 10% 가량 줄었다.
러시아의 은행과 기업, 관공서 등이 지닌 총 외환부채는 약 7000억달러로, 달러 대비 루블화 가치가 반토막남으로써 이자 비용은 두배로 늘게 됐다. 이 달 상환만기가 도래하는 빚이 300억달러(32조원), 내년까지 1000억달러(108조원)를 갚아야한다. 국영석유기업 로즈네프트는 살아남기 위해 국가복지기금에 490억달러(53조원)를 요청했다.
러시아는 내년 대외채무를 외환보유고에서 지불할 수 있다. 러시아는 지난 2008~2009년 은행 구제를 위해 외환보유고에서 1700억달러를 쓴 바 있다. BNP의 태티애나 쳄바로바 연구원은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이번에 러시아 은행시스템을 뒷받침하려면 더 많은 돈이 필요할 것이다”고 말했다.
국제금융연구원의 라보미르 미토프 연구원은 “만일 러시아 외환보유고가 3300억달러까지 감소하면 위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유가가 10달러 떨어질 때마다, 석유수출액 감소로 인해 러시아 국내총생산(GDP)의 2% 증발, 경상계정 3.5% 적자 전환이 일어나며, 이번 외화자금 유출과 경제제재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곧 GDP의 10%가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방 제재 약발 먹혔나? =루블화 폭락의 배경으로 유가하락과 서방제재가 꼽힌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미국이 강제로 러시아의 “정권 교체”를 시도하고 있다고 비난하며, 서방을 탓했다. 국제상품선물시장에선 현재의 유가 하락은 사우디아라비아와 미국이 ‘공공의 적’인 러시아의 숨통을 조이기 위해 벌이는 모종의 합작품이란 ‘음모론’까지 대두되고 있다. 석유ㆍ가스 수출은 러시아 전체 수출의 60%, 국가재정의 50%를 차지한다.
하지만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러시아 경제는 서방 제재를 초래한 3월 크림병합 이전부터 이미 골치였다”고 지적했다. 실제 크림반도 병합(3월18일), 말레이항공기 피격(7월17일) 등 우크라이나와 갈등을 빚은 일련의 사건이 일어나는 동안 루블화는 굳건했다. 유럽과 미국이 새로운 경제제재를 내놓을 때마다 서방 언론은 ‘이빨 빠진 제제’라고 지적하며 자국 기업과 경제에게 외려 부메랑이 돌아올 것을 우려했다.
외려 루블화 하락은 브렌트유 하락과 함께 본격화 해 동조 흐름을 띠고 있다.
러시아 정부는 내년 재정을 원유 값 100달러를 기준으로 작성했다. 내년 경제침체는 눈 앞의 현실과 다름없다.
▶러시아가 지닌 선택지는? =러시아가 쓸 수 있는 대책 카드가 별로 없다는 게 문제다. 16일 러시아중앙은행이 금리 6.5%포인트 인상을 단행한 지 2시간 만에 루블화 가치는 다시 폭락했다. 금리 인상만으로는 역부족이다. 만일 금리를 또 다시 인상할 경우 대출자는 고통스러운 부담을 짊어져야하고 서민경제는 파탄난다. 이미 물가상승률은 10%에 다다르고 있다.
다른 선택지는 자본 해외유출을 막는 등 통화량을 조절하는 것이지만 이 역시 공포스럽긴 마찬가지다. 알렉세이 울류카예프 러시아 경제개발장관은 “러시아 은행과 정부의 일치된 행동이 중요하다. 이런 행위가 국내 외환시장의 수요와 공급 균형을 맞춰줄 것이다”며 “은행에 대한 감독, 대출자에 대한 지원 대책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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