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인스턴트라면협회(WINA)에 따르면 2013년 기준 인도네시아 국민 1인당 연간 라면 소비량은 60.3개로 세계 2위에 해당한다. 한국은 74.1개다. 국가별로 연간 인스턴트 라면 총 소비량(2013년 기준)을 보더라도 인도네시아는 149억개로 중국(462억2200만개)에 이어 2위다.
인구 2억5000만명(세계 4위)이 넘는 인도네시아는 인구 대국이자 라면대국인 셈이다. 인도네시아에서 국민 라면으로 불리는 게 ‘인도미’(Indomie)다. 인도미의 ‘인도(Indo)’는 인도네시아를 뜻하고 ‘미(mie)’는 인도네시아 말로 ‘국수’를 의미한다.
1인당 라면소비량 세계 2위 인도네시아의 라면제조업체 인도푸드의 '안토니 살림' 회장. |
인도미는 세계 최대 인스턴트 라면 제조업체 중 한 곳인 ‘인도푸드 수크세스 마크무르’(Indofood Sukses Makmurㆍ이하 인도푸드)의 라면 브랜드로, 인도네시아 인스턴트 라면 시장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인도푸드는 인도네시아의 삼성그룹으로 불리는 ‘살림그룹’(Salim Group)의 핵심 계열사 중 한 곳이다. 살림그룹은 농업ㆍ금융업ㆍ부동산업ㆍ제조업 등의 광범위한 분야에서 사업을 전개하는 인도네시아 최대 그룹이다.
살림그룹은 창업자인 고(故) 수도노 살림 전 회장의 셋째 아들인 안토니 살림(Anthoni Salim) 회장이 경영권을 받아 살림그룹을 이끌고 있다. 수도노 회장이 인도네시아에 라면시장을 열고, 아들인 안토니 회장이 이를 바탕으로 인도네시아는 물론 전세계로 인도푸드의 라면을 팔고 있다.
인도네시아의 인스턴트 볶음면 '미고렝' 라면. |
사실 인도네시아에서 인스턴트 라면은 1969년 다른 나라에서 수입된 제품이 처음 소개되며 알려지기 시작했다. 이후 라면이 인기를 끌면서 수도노 회장이 인스턴트 라면을 본격 생산할 목적으로 식품업체인 인도푸드를 1982년에 설립했다. 같은해 ‘인도미(Indomie)’라는 브랜드로 첫 라면을 출시했고, 1983년 ‘미고렝(Mi Goreng)’인스턴트 라면이 나왔다. 미고렝은 인도네시아식 볶음면이다.
1992년부터 그룹을 이어받은 안토니 회장은 인도미의 해외 진출을 직접 진두지휘했다. 그 결과 인도푸드는 현재 중동과 미국, 유럽, 호주, 아프리카 등 전 세계에 라면을 수출한다. 특히 나이지리아에 생산공장을 두고 있어, 아프리카 지역의 인스턴트 라면 최대 생산ㆍ판매 업체로 이 지역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또 인도미는 아프리카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최고 인기 라면 브랜드로 손꼽힌다.
이같은 인도푸드의 성장과 함께 안토니 회장의 자산은 이달 14일 기준 59억달러(한화 약 6조5000억원)로 뛰었다. 안토니 회장의 별칭도 ‘누들 킹’(Noodle Kingㆍ라면왕)으로 붙여졌다. 안토니 회장은 최근엔 중국 투자도 확대하고 있다. 인도푸드는 최근 중국 식품업체 민종 푸드(Minzhong Food)의 지분을 29.33%로 늘리며 세계 1위 라면시장에서의 성공을 노리고 있다.
인도미의 인스턴트 라면 중 가장 인기가 많은 게 미고렝이다. 일명 ‘라면의 신’으로 불리는 미국인 한스 리네쉬(Hans Lienesch)가 꼽은 ‘2013 최고의 컵라면 10개’ 가운데 1위에 선정된 것이 인도미 미고렝 라면이다. 미국인 블로거 리네쉬는 인스턴트 라면을 시식해 평을 올리는 블로거로 전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한국에서도 최근 볶음국수인 미고렝이 인기를 얻으면서, 인도미 인스턴트 라면을 수입ㆍ판매하는 인터넷 쇼핑몰 업체도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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