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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뮤지컬 명장면 속에 숨겨진 테크놀로지
여러 예술 장르 가운데 기술이 가장 많이 도입되는 분야 중 하나가 뮤지컬이다. 뮤지컬 관객들은 회전무대 등 화려한 볼거리를 즐기기 위해 VIP석의 경우 10만원이 넘는 금액도 기꺼이 지불한다.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1막이 끝날 때 천장에서 거대한 샹들리에가 순식간에 떨어지는 것과 같이 유명 뮤지컬에는 결정적 장면들이 하나쯤 존재한다. ‘로봇, 뮤지컬을 만나다’는 뮤지컬 속 명장면들 뒤에 숨겨진 기술에 대한 이야기를 흥미롭게 풀어냈다.


지난 2006~2012년 ‘오페라의 유령’ 미국 라스베이거스 공연 때는 하이라이트인 샹들리에 낙하 장면을 위해 극장의 돔형 천장 윤곽을 따라 15m 길이의 트랙이 총 16개 설치됐다. 주인공 팬텀이 별빛처럼 반짝이는 촛불들 사이를 보트를 타고 유유히 지나가는 장면에서는 수백개의 촛불을 음악에 맞춰 동시에 작동하도록 하는 컨트롤 장치가 활용됐다.

지난 2010년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초연한 ‘스파이더맨’은 빔 프로젝터로 영상을 투사하는 프로젝션 맵핑 기술을 이용했다. 스파이더맨이 미국 뉴욕의 빌딩을 기어오르는 장면에서는 빌딩의 모형이 바닥에서 위로 천천히 펼쳐지게 만들고, 무대 정면에는 뉴욕의 거리를 투사했다. 무대 바닥에는 빌딩 영상을 투사해 관객들이 마치 빌딩 아래를 내려다보는 느낌이 들도록 연출했다.

지난해말 국내에서도 개막했던 뮤지컬 ‘고스트’는 오토 팔로우라는 신기술이 적용됐다. 유령인 남자 주인공 샘의 몸에 센서를 부착하고 푸른색 조명이 이를 인식하도록 하는 기술이다. 샘의 몸에 푸른 빛이 감돌게 함으로써 살아있는 사람들과 다른 존재라는 것을 확실하게 드러나게 한 장치다.

이런 기술들은 관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해 극장으로 이끌고 제작사들의 공연장 대관 비용을 줄여주는 역할도 한다. 저자는 이처럼 기술이 뮤지컬 흥행과 발전에 도움을 주지만, 기술은 배우의 감정 등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보조 역할을 해야지 주객이 전도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저자는 “얼마나 좋은 기술을 활용했느냐”보단 “기술을 얼마나 잘 활용했느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신수정 기자/ss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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