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게임 중계시대 선도…전업 콘텐츠 크리에이터 나희선씨
직접 운영 게임채널 구독자 22만명콘텐츠 기획부터 편집까지 주도
양질의 영상 콘텐츠는 문화 길잡이
“매일 아침 눈을 뜰 때마다 오늘은 어떤 영상을 만들까 생각하면 가슴이 설레요. 또래 친구들이 취직이 아닌 창직(倉職)에 도전하기를 기대합니다.”
나희선(29) 씨는 최근 유튜브 게임 중계 시대를 이끄는 주역으로 급부상한 전업 유튜버이자 콘텐츠 크리에이터(제작자)다. 그는 샌드박스형 인디 게임 마인크래프트를 기반으로 한 ‘좀비스폰 배틀’이나 ‘롤러코스터 만들기’ 등 다양한 시리즈의 게임 콘텐츠를 직접 제작하고 중계한다. 나 씨가 운영하는 게임 채널 ‘도티 TV(http://www.youtube.com/user/tvddotty)’는 현재 22만명이 넘는 팬들이 정기 구독할 만큼 인기가 높다. 그가 올린 전체 동영상의 조회수 또한 7300만 뷰를 상회하는 기록을 세우고 있다. 유튜브 스타로 떠오른 그를 만나 콘텐츠 크리에이터로 성공하는 노하우를 들어봤다.
불과 1년 전까지만 해도 나 씨는 방송사 취업을 염두에 두고 대학교에서 신문방송학 수업을 듣던 평범한 취업 준비생이었다. 취업에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으로 직접 콘텐츠를 제작하기 시작한 일이 자신의 천직으로 자리잡을 줄은 미처 몰랐다. 그는 스스로에 대해 “취직이 아닌 창직을 해 꿈을 이뤄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나 씨는 최근 스마트폰으로 영상을 시청하는 것이 보편화되면서, 방송자키(BJ)나 콘텐츠 크리에이터(제작자)가 유망 직업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유명 연예인 못지않은 팬 층을 거느리고 수입 또한 대박을 터트리는 스타급 콘텐츠 크리에이터들이 생겨나면서 이들을 매니지먼트하는 멀티채널네트워크(MCN) 비즈니스 모델도 생겨나고 있는 게 최근의 추세이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도 대기업인 CJ E&M이 지난해 6월 ‘크리에이터 그룹’이란 이름으로 MCN 사업에 진출해 현재 144팀의 콘텐츠 크리에이터를 확보하고 있다.
MCN은 다수의 콘텐츠 크리에이터를 파트너로 선정해 프로그램 기획과 저작권 관리, 광고 및 프로모션 등을 지원하는 일종의 매니지먼트 역할을 한다.
나 씨도 최근 ‘샌드박스네트워크’라는 MCN 법인을 설립하고 콘텐츠 크리에이터의 시장을 넓히는 데 본격적으로 발을 들였다. 지난 1년간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면서 또래 친구들보다 많은 수입을 거두는 등 나름의 성과를 내면서 이 시장이 커지기 위해서는 성공하는 콘텐츠 크리에이터가 더 많이 배출돼야 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지난달 열린 국제게임전시회 ‘지스타 2014’에 참가해 팬들을 직접 만나고, ‘게임 크리에이터 데이’를 진행해 콘텐츠 크리에이터로 성공하는 노하우를 아낌없이 공유한 것도 같은 이유였다.
단기간에 도티 TV 채널을 성공시킬 수 있었던 비결로는 ‘꾸준함’과 ‘성실성’을 꼽았다. 창의적인 아이디어도 중요하지만, 팬들과의 약속을 지키면서 꾸준히 자신만의 콘텐츠를 생산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재미있게만 보일 수 있지만 콘텐츠 기획부터 제작과 편집까지 모든 과정을 책임감을 갖고 주도적으로 해내는 것이 성공의 열쇠”라면서 “주말이나 휴일에 더 바쁘다는 특징이 있지만 좋아하는 일을 매일 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그것을 직업으로 삼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도전해 볼만한 일”이라고 전했다.
나 씨는 한국의 10대들이 놀이문화의 사각지대에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리고 콘텐츠 크리에이터들이 양질의 콘텐츠를 만들어내면 이것이 10대들의 건전한 즐길거리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개성있는 유튜브 채널들이 10대들의 디지털 놀이터가 될 수 있다면 많은 콘텐츠 크리에이터들이 새로운 10대 문화를 형성하는 길잡이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황유진 기자/hyjgog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