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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선 궁중음악, 디지털 음원으로 만난다
〔헤럴드경제=이형석 기자〕조선 궁중음악이 디지털 음원으로 재탄생했다. 문화재청 국립고궁박물관(관장 이귀영)은 조선 시대로부터 이어져 온 궁중음악을 처음으로 녹음한, 이왕직아악부의 유성기음반을 소개하는 도록 “이왕직아악부 유성기음반 ‘조선아악’”을 발간했다고 9일 밝혔다.

유성기음반이란 SP(Standard Playing) 음반이라고도 하며, 셀락(shellac)이라고 하는 일종의 수지로 만든 지름 10인치(약 25cm)가량의 원반에 소리의 진동을 나선형의 홈으로 새긴 것이다. 1분에 78회 회전하여 소리를 재생하고 한 면당 3분가량의 음악을 담을 수 있다. 


이왕직아악부는 일제강점기 궁중음악을 담당했던 기관이며, ‘조선아악’은 1928년 이왕직아악부가 연주한 궁중음악 26곡을 담은 13매의 유성기음반이다. 이 음반은 일본 빅타축음기주식회사에서 발매했으며 Victor 49801에서 49813까지의 음반 번호를 가지고 있다. 초판 ‘조선아악’은 국립고궁박물관(7매)과 연세대학교 국학자료실(12매), 국립국악원(11매), 서울대학교 음악도서관(24곡, 릴테이프) 등에 소장돼 있다.

국립고궁박물관은 2012년부터 연세대학교 국학자료실과 서울대학교 음악대학의 협조를 받아 1928년 초판 ‘조선아악’에 수록된 궁중음악 26곡을 디지털화하였고, 음원의 보정 편집과 잡음 제거, 마스터링 작업을 통해 디지털 음원을 완성했다. 지난 1991년 국립국악원이 이 중 12곡을 CD에 재수록하여 신나라레코드에서 발매했으나 26곡 모두를 디지털 음원으로 되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에 발간된 도록 “이왕직아악부 유성기음반 ‘조선아악’”에는 디지털 음원으로 되살린 궁중음악 26곡의 MP3 음원이 별도의 CD에 수록됐다. 이와 함께 ▲ 이왕직아악부의 조직과 활동 ▲ 《조선아악》의 녹음 과정 ▲ 수록 악곡 해설 ▲ 이왕직아악부 소속 연주자들에 관한 정보 등을 사진 자료와 함께 상세히 수록하였다.

문화재청에 따르면 조선 시대 각종 궁중 의례에서 음악과 무용을 담당했던 장악원(掌樂院)을 계승한 이왕직아악부는 왕실의 제사와 잔치에서 악무를 공연하는 것이 본연의 업무였다. 그 외에 외부 공연과 라디오 방송, 음반 등을 통해 그동안 일반 백성은 접하기 어려웠던 궁중음악을 대중에게 알리는 역할도 했다. 아울러 이왕직 아악부원양성소를 설립하고, 아악생을 공개 모집하여 궁중음악과 무용을 계승할 악인을 양성하고, 구전되어 오던 궁중음악을 악보로 옮기는 등 궁중음악의 보전과 전승에 큰 공헌을 했다.


‘조선아악’의 녹음(취입)은 1928년 6월 당시 운니동에 있던 이왕직아악부 청사에 이웃한 육사당 건물에서 이뤄졌다. 이왕직아악부는 1943년 ‘조선아악’ 수록곡 중 12곡을 선별하여 ‘아악정수’라는 제목으로 6매짜리 재판을 발매했다.

문화재청은 도록과 디지털 음원을 국립고궁박물관 누리집(www.gogung.go.kr)에 게시해 국민 누구나 활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su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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