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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년만에 120엔 돌파…超엔저 3가지 이유
[헤럴드경제=천예선 기자]엔달러환율이 7년 4개월만에 120엔대에 재진입했다. 4일(현지시간) 뉴욕외환시장에서 엔달러환율은 장중 120.25엔까지 상승했다.

급격한 엔화 가치 하락은 ▷추가완화 ▷무역적자 ▷달러강세에 기인한 면이 크다.

실제로 일본은행의 기습적인 ‘핼러윈 완화(10.31 추가완화)’ 이후 엔화 가치는 10엔 가량 떨어졌다. 엔/달러 환율은 올 여름 102~103엔대를 보이다 지난 10월 말 일본은행의 깜짝 추가완화 발표로 110엔을 돌파한 후 두 달이 채 안돼 120엔을 넘어섰다. 

엔/달러환율이 4일 일시 120.10엔을 기록하고 있는 모습. [출처:아사히신문]

국제유가 하락으로 물가상승률이 둔화하면서 일본은행이 목표로 한 인플레율 2% 달성에 먹구름이 드리우자 2차 추가완화 관측마저 나오고 있다. 일본은행이 팽창적 통화정책을 강화하면 국채 매입으로 엔화가 시중에 풀리면서 엔화값은 더 떨어지게 된다.

엔저의 또 다른 요인은 막대한 무역적자다. 일본의 올 1~10월 무역수지 적자는 11조엔(110조원)을 넘어서면서 사상 최악을 기록했다. 무역적자가 많다는 것은 수입액이 많다는 것으로, 상품과 원자재를 수입할 때 달러 등 외화를 조달을 위해 엔화를 더 많이 판다는 의미다. 따라서 무역적자 심화는 꾸준한 엔화 약세의 요인이 된다.

미국 경제회복에 따른 강(强)달러도 엔화가치를 끌어내리고 있다.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는 3일 미국 경기동향을 담은 ‘베이지북’에서 경제전망이 낙관적이라고 확신했다. 글로벌 투자자들은 이를 미국의 금리인상이 더 가까워졌다는 의미로 해석해 엔화를 팔고 달러 운용 투자를 늘리고 있다.

여기에 최근 유가하락은 달러 강세를 부추기고 있다. ‘저유가→산유국 통화하락→달러강세→엔화약세’ 시나리오가 현실화하고 있는 것이다. SMBC닛코 증권에 따르면, 두바이유가 배럴당 65달러선에서 엔/달러 환율이 118엔이면 일본의 명목 국내총생산은 1.8% 증가한다.

‘초엔저’의 최대 수혜자는 일본 수출기업이다. 대부분 일본 기업은 올해 엔/달러 환율을 100~105엔으로 상정해 이보다 10엔이상 높은 120엔대 환율이 지속되면 채산성이 크게 개선된다. 다이와증권은 “달러당 120엔이라면 상장기업의 올해 경상이익 증가율은 당초 8%에서 13%로 확대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가계와 중소기업은 엔저에 따른 수입가격 인상에 울상이다. 관련업계는 속속 수입가격 인상분을 상품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식용류의 경우 대기업 3사가 일제히 내년 1월부터 가격을 올린다고 밝혔고, 가정용 냉동식품 업체도 내년 2월부터 출하가격 인상을 표명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앞으로 관건은 오는 14일 중의원 선거(아베노믹스 심판)와 17일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금리인상 전망)”라며 “기업의 수익증가가 임금인상과 고용확대로 이어지고 소비를 끌어올리는 ‘엔저 선순환’을 작동시킬 방법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che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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