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내년 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미국과 아시아에 대한 원유 판매가를 내리겠다는 사우디아라비아의 발표로 전날보다 57센트(0.9%) 떨어진 배럴당 66.8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 ICE 선물시장의 브렌트유는 전날보다 41센트(0.59%) 하락한 배럴당 69.51달러 선에서 움직였다.
이로써 국제유가는 전고점인 지난 6월19일 대비 40% 폭락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유가하락 장기화에 버틸 수 있는 것은 결국 대기업”이라며 “타격을 받는 것은 미국 셰일오일 개발을 주도하고 있는 독립 중소업체”라고 지적했다.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가 유가 폭락을 감수하면서도 석유수출국기구(OPEC) 생산량을 유지한 것은 시장교란 요인(중소기업)을 제거하고, 속내가 같은 글로벌 석유 메이저와 함께 시장 질서를 회복하고자하는 의도가 숨어있다는 것이다.
역사적으로 가격 주도권은 난개발로 ‘가격파괴’를 초래한 신흥업자들에서 채산성을 중시하는 메이저사로 이동했다.
특히 석유산업은 태동기부터 ‘증산ㆍ저유가→중소업체 부진→대기업에 의한 합병’이라는 패턴을 반복해왔다.
과거 1950~1960년대와 1980년대 후반 합종연횡이 대표적이다.
닛케이는 “유가하락으로 수익이 감소한 석유 메이저들도 이같은 이해관계는 일치한다”고 강조했다.
이와는 별도로 사우디가 유가하락을 용인하는 또 다른 이유는 달러 강세다.
유가는 1년 전에 비해 30% 정도 하락했지만 달러는 주요 통화대비 10% 가량 절상됐다. 석유는 달러로 결제되기 때문에 사우디의 수익 하락은 20% 수준에 머무는 셈이다. 이는 사우디가 OPEC총회에서 감산 합의를 무산시키며 추가 유가하락을 용인한 배경으로 풀이된다.
한편,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의 유가약세로 OPEC 회원국이 입게 될 수입 손실이 3160억 달러(약 352조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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