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가 경쟁 생산국인 미국, 호주 등의 셰일 원유의 경제성을 떨어뜨리기 위해 유가를 낮게 유지하려 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셰일 원유 생산 비용은 배럴 당 60달러선이 마지노선이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 이라크, 아랍에미리트(UAE) 등 12개국으로 구성된 OPEC는 27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각료회담에서 각 회원국의 시장공급 할당량을 준수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9월 현재 OPEC의 하루 생산량은 사우디 950만, 이라크 330만, UAE 280만, 쿠웨이트 270만, 베네수엘라 250만, 나이지리아 190만, 앙골라 170만, 알제리 110만, 리비아 80만, 카타르 70만, 에콰도르 60만 배럴(1배럴은 159ℓ)로 총 쿼터 3000만 배럴을 약 40만 배럴 웃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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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쿼터 유지로 유가 저공비행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라크 석유 장관은 배럴당 65∼70달러를 바닥으로 내다봤다.
또 사우디는 단기적으로 배럴당 60달러까지 유가를 끌어내렸다가 80달러대에서 안정화시킬 구상을 하고 있다는 전문가들의 분석도 나왔다.
문제는 OPEC 내 가난한 회원국들이다. 베네수엘라, 나이지리아 등은 유가가 배럴 당 100달러를 넘어야 재정수지 균형을 맞출 수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베네수엘라가 국가 파산의 위험을 면하려면 유가가 배럴 당 120달러 선으로 유지되어야한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유가가 1달러씩 떨어질 때 마다 베네수엘라가 연간 7억7000만달러(8450억원)의 순손실을 입을 것으로 추산했다.
현재 수준의 국제유가(내년 1월 브렌트산 배럴 당 72.58달러)가 더 하락하지 않더라도, 연간 수입은 유가가 정점일 때에 비해 120억달러(13조1700억원) 가량 적다.
불과 5개월 전인 6월에 국제유가는 배럴 당 115달러 선이었다. 5개월만에 국고에서 120억달러가 사라진 셈이다.
나이지리아 역시 재정상태로는 고유가가 유지되어야한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은 나이지리아 정부는 내년도 예산을 국제유가 배럴 당 78달러, 하루 240만배럴 생산량을 기준으로 수립했다고 전했다. 현재 나이지리아의 일산량은 190만배럴로 내년 생산을 확대하겠다는 얘기다.
앙골라와 에콰도르 등 다른 빈국도 사정이 비슷하다.
사우디아라비아의 경쟁국인 이란은 핵프로그램 관련 제재로 원유 수출을 제한받고 있는 만큼 국제유가 하락으로 막대한 수입 감소 등의 고통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란의 원유수출 수입은 정부 총지출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만일 내년에 미국 등 주요5개국과의 핵협상이 합의돼 대 이란 제재가 철폐되더라도, 이란은 재정수지 균형을위해선 국제유가는 배럴 당 140달러선이어야한다.
비잔 남다르 잔가네<사진> 이란 석유장관은 OPEC 회의 직후 “OPEC의 결정은 전적으로 우리가 원한 게 아니다”고 말해 여운을 남겼다.
컨설팅 업체 IHS의 원유시장 담당 선임애널리스트 제이미 웹스터는 “OPEC 내 계급간에 추가적인 긴장을 볼 수 있게 되리라 생각한다”며 앞으로 OPEC 회원국 간의 갈등 문제가 더 불거질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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