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달간 204억원 순유입
‘한국투자네비게이터…’ 12% 수익
대형펀드 ‘신영마라톤…’0.56%그쳐
연말을 앞두고 시중 금융상품 중 거의 유일하게 절세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소득공제 장기펀드(소장펀드)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배당주ㆍ가치주 등 일부 펀드에 대한 자금 쏠림 현상은 여전하지만, 규모는 크지 않아도 두드러진 수익률을 나타내는 ‘강소(强小)형’ 소장펀드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때문에 상품 하나하나를 꼼꼼하게 따져본 다음에 투자를 결정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7일 기준 전체 소장펀드의 설정액(펀드에 들어온 총 투자자금)은 1603억원으로, 지난 3월 중순 출범 이후 8개월여만에 설정액 1600억원 돌파에 성공했다.
7월에는 판매잔고 증가율이 8%대까지 떨어지는 등 초기에 비해 인기가 한풀 꺾인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최근 한 달 동안 204억원의 자금이 다시 순유입되면서 소장펀드 시장의 회복세가 뚜렷하다는 평가다.
개별 펀드별로 보면 C클래스 기준으로 ‘한국투자네비게이터소득공제증권전환형자투자신탁(주식)’이 설정 이후 12%의 성과를 올리며 전체 주식ㆍ주식혼합ㆍ채권혼합형 소장펀드를 통틀어 수익률 1위를 차지했다.
이 펀드의 운용설정액은 5억7400만원으로 설정액 100억원이 넘는 대형 소장펀드와 비교했을 때 규모가 작은 편이다.
그럼에도 한국투자신탁운용의 간판펀드인 ‘네비게이터 펀드’와 운용 전략을 공유하며 좋은 성과를 내고 있고, 횟수와 수수료 제한없이 주식형과 채권혼합형으로 자유롭게 전환할 수 있는 엄브렐러형 상품인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전체 수익률 2위는 한국과 중국 1등주를 동시에 투자하는 ‘KTB 한중 장기소득공제증권자투자신탁(주식형)’이 올랐다. 현재 설정액은 1억원에 못 미치고 있지만 11.01%에 달하는 고수익을 냈다.
주식혼합형과 채권혼합형에서는 ‘동양중소형고배당장기소득공제증권자투자신탁1(주식혼합)’과 ‘한국투자네비게이터소득공제증권전환형자투자신탁(채권혼합)’이 각각 10.70%, 8.15% 수익률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 이들 역시 설정액 규모는 크지 않은 편이다.
반면 설정액이 큰 소장펀드는 수익률 상위권에 좀처럼 이름을 올리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운용설정액 234억원이 넘는 ‘신영마라톤소득공제증권자투자신탁(주식)’의 경우 설정 이후 수익률이 0.56%에 그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올해 소장펀드 시장은 수익률과 관계없이 몇몇 특정펀드로 자금이 쏠리는 현상이 두드러졌다”며 “소장펀드는 5년 이상 가입해야 하는 장기투자 상품이기 때문에 일시적인 트렌드를 쫒아가기보다는 본인의 투자 성향에 맞춰서 꾸준하고 안정적인 펀드를 선택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소장펀드는 서민층 목돈마련과 자본시장 수요기반 강화를 목적으로 도입됐다. 전년도 기준으로 총급여 5000만원 이하 근로자일 경우 가입 가능하고, 연간 최대 납입액인 600만원 기준으로 40%(240만원)까지 소득공제가 적용된다. 가입 이후 최장 10년까지 소득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으며 가입기한은 내년 12월 31일까지다.
양대근 기자/bigroot@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