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황유진 기자]“오늘 점심은 뭘 먹지?”라는 오 차장의 질문에 신입사원 장그래는 오늘도 진땀만 흘린다. 매일 11시 30분만 되면 어김없이 듣는 질문이지만, 회사 주변이 아직도 낯설기만 한 신입사원 장그래에게는 맛집 찾기가 내년도 신사업 계획안을 내는 것보다 어렵게 느껴진다.
직장 생활의 희노애락을 그린 드라마 ‘미생’이 주가를 올리면서 장그래와 한석율, 그리고 안영이처럼 일상에 지친 직장인들에게 유용한 애플리케이션(앱)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인맥 관리에 도움이 되는 명함 정리 앱부터 저녁 회식 장소를 추천 받을 수 있는 회사 막내들의 필수 앱까지 종류도 다양하다.
직장인들이 스트레스를 푸는 대표적인 방법으로 ‘먹는 것’을 빼놓을 수 없다. 특히 일과 중 손꼽아 기다리는 점심시간을 더욱 편리하게 즐길 수 있도록 하는 앱이 눈길을 끈다.
‘밀크’는 직장인을 위한 모바일 식권 서비스다. 이 앱에는 회사 인근의 식당과 제휴를 맺고 식대 장부나 종이 식권을 이용해 직원들에게 식사를 제공하는 기업들이 등록돼 있다. 회사가 직원에게 식대 금액에 해당하는 ‘밀크’ 포인트를 지급하면, 직원은 앱에서 터치 몇 번만으로 모바일 식권을 발급받아 식대를 결제하면 된다. 식사 후 티타임 시에도 포인트 사용이 가능하다. 스타벅스, 파리바게트 등 인기 프랜차이즈 매장에서도 입맛에 맞게 다양한 메뉴를 즐길 수 있다.
지역별, 업종별 맛집 순위를 제공하는 앱은 회식 장소 섭외가 비공식 주 업무인 신입사원들에게 필수 앱이다. ‘다이닝코드’는 맛집 리뷰나 별점을 단순히 한데 모아 보여줬던 기존 서비스와 달리, 국내 수백만 개의 블로그 중에서도 신뢰할 수 있는 맛집 정보만을 모아 보여준다. 다이닝코드 홈페이지 검색창에 ‘명동 회식’, ‘서래마을 커피’ 등의 키워드를 입력하면 순위별로 맛집 정보가 보인다. 해당 맛집이 진짜 맛집인지 확인하고 싶을 경우 상세페이지에 링크된 블로그 포스팅을 참고하면 된다.
직장인 인맥 관리에 도움이 되는 명함 정리 앱도 인기다. 드라마앤컴퍼니의 ‘리멤버’는 명함을 카메라로 찍어 전송하면 전문 타이피스트가 해당 명함의 정보를 입력해 전송해준다. 입력받은 정보를 개별적으로 전화번호부에 저장할 수도 있고, 앱 자체에만 보관도 가능하다. 이 앱은 특허 출원을 마친 이미지 프로세싱 기술을 접목했으며, 민감한 내용들은 미국 아마존 서버에 저장하는 등 보안에도 주의를 기울였다.
모바일 대나무 숲으로 불리는 ‘블라인드’ 앱도 직장인들이 쌓인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탈출구다. 블라인드는 같은 회사 사람들끼리 익명으로 대화할 수 있는 커뮤니티 서비스다. 평소 사내에서 하기 어려웠던 다양한 이야기들을 ‘익명성’에 힘입어 자유롭게 나눌 수 있다. 이 앱에는 네이버, KT, LG전자, 아모레퍼시픽, 대한항공, 신한은행, 현대자동차 등 각 업계를 대표하는 기업들의 커뮤니티 공간이 마련돼 있다. 네이버, 다음카카오, 엔씨소프트 등 초기에 오픈한 기업 8곳은 이미 전직원의 80%이상이 블라인드를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블라인드는 같은 회사 사람들끼리의 커뮤니티인 ‘우리회사’와 동종 업계 사람들과 소통하는 ‘라운지’로 나뉘어 있다. 다만, 앱에 본인의 회사가 없는 경우 신청을 하고 커뮤니티가 열리길 기다려야 한다.
출퇴근 시간대 교통 지옥에서 해방시켜 주는 카풀 매칭 앱도 직장인들에게 반가운 앱이다. ‘팡요’는 판교 테크노밸리 입주사 직원들을 위한 카풀 매칭 서비스다. 실시간 목적지 매칭을 통해 방향이 같은 사람들끼리 연결해준다. SK플래닛, 네오위즈게임즈, 넥슨, NHN엔터테인먼트 등 4곳으로 시작한 회원사도 지난달 기준 90여 곳까지 늘었다. 요금은 따로 책정하지 않고 카풀을 제공한 운전자에게는 ‘사회공헌 마일리지’가 쌓이고 이를 사내 주차장 무료 이용권이나 주유권으로 활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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