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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투자할 데가 없다”…시중자금 단기화 3년 6개월만에 최고
[헤럴드경제=신소연 기자]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금들이 금융시장을 떠돌며 단기화되고 있다.

18일 한국은행 및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9월 시장에 풀린 협의통화(M1) 비율이 19.9%로 나타났다. 이는 20%를 기록했던 2011년 3월 이후 3년 6개월 만에 최고 수준이다. M1은 시장에 풀린 총유동성(Lf, 평잔 기준) 가운데 인출이 자유로워 사실상 현금에 준하는 수시입출식 예금과 현금 등을 합친 수치다.

이처럼 M1 비율이 상승한 것은 자금이 실물경제로 흘러들어가지 않고 예비로 보유하는 통화가 늘었다는 의미다. 실제로 한은이 지난 8월과 10월 기준금리를 내리면서 시중 유동성은 늘었지만, 투자 등 실물경제 수요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 단기 자금이 모이는 머니마켓펀드(MMF)에는 지난 10월 한 달간 10조원 가량이 순유입돼 이달 6일에는 설정액(100조9689억원)이 5년여만에 100조원대를 돌파했다.

은행의 수시입출식 예금도 꾸준히 늘어 올 초부터 지난 10월까지 26조7000억원이 증가했다. 전체 은행 수신 증가액(42조4000억원)의 63%에 달하는 수준이다. 1년 미만 정기예금 가입액 비중도 지난 9월 26%로 10개월래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대표적인 자금 흐름 지표인 통화승수도 이례적으로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통화승수가 낮다는 말은 그만큼 금융회사들이 고객을 상대로 신용 창출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의미다. 통화승수는 작년 12월 19.9배를 기록, 16년 10개월만에 처음으로 20배 밑으로 떨어진 후 올해는 지난 8월 18.9배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유동성 함정의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다. 유동성 함정은 단기 부동자금이 급증해 실물경제로 자금이 흘러가지 않아 통화 정책의 효과가 제대로 나타나지 않는 현상을 의미한다.

오정근 건국대 특임교수(아시아금융학회장)는 “돈을 공급해도 실물경제 수요가 없는 현 상황은 유동성 함정의 초입 단계로 해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반면 한은은 유동성 함정 우려는 부인하고 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 10월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통화정책 파급효과가 내ㆍ외수 불균형, 대ㆍ중소기업 불균형 등 구조적인 요인에 의해 약해졌을 수는 있지만 어느 정도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carri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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