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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EO칼럼-김근수> 경제성장 동력이 필요한 때
지난 9월 한국을 찾은 ‘21세기 자본’의 저자 토마스 피케티 교수는 한국 사회의 양극화와 조세정책에 대해 언급하면서 양극화로 인한 불평등 문제에 대한 해결방안으로 누진적 소득세를 적용하는 방법 외에도 교육제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미국의 포춘지는 “피케티 교수가 저술한 ‘21세기 자본론’을 통해 ‘자본주의는 스스로 파괴한다’는 칼 마르크스의 이념이 되살아나고 있다”면서 “피케티 열풍이 경제학 세계를 장악했다”고 보도했다. 일부에서는 피케티 이론이 좌파적 성향의 이념과 사상의 결과물이라고 폄하하기도 한다. 그러나 피케티가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이유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월가의 탐욕과 도덕적 해이 그리고 소득불평등 문제가 핫이슈로 부각됐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 또한 피케티의 이론을 뒷받침이라도 하듯 사회양극화 현상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경기침체와 함께 고령화의 급속한 진전에 의한 세대 간 소득 분배 악화, 가족형태 변화로 인한 가구별 소득 축소, 교육과 부의 대물림 현상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 6월말 기준으로 우리나라 가계부채가 1040조원을 넘어섰다. 문제는 자산이나 소득에 비해, 빚이 늘어나는 속도가 훨씬 빠르다는 점이다.

1992년 일본은 경제 버블 붕괴 이후 부동산과 주식 등 자산 가격이 폭락하면서 기업과 금융부문의 부실이 소비와 투자 부진으로 이어졌다. 결국 생산과 고용은 위축되고 다시 수요가 줄어드는 악순환이 장기간 지속됐다.

박근혜정부 2기 경제팀이 경제살리기에 총력을 기울이면서 경기부양을 위한 부동산규제 완화와 감세정책을 내 놓았지만 저성장 경기국면을 돌리기엔 아직 미흡한 것처럼 보인다. 최근 한국은행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시중에 대기 중인 단기 부동자금이 8월말 현재 757조원에 이른다고 한다. 주식 및 부동산 시장의 침체가 장기화되고 경제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있는 돈이 증가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런 가운데 엔저 현상까지 겹쳐 우리나라의 수출기업들이 가격 경쟁력을 잃고 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가 경기부양을 위한 조치라고 하나 실물경제의 실질적 효과를 기대하기에는 여전히 미흡한 측면이 있다. 기업의 설비투자보다는 가계대출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정부의 복지혜택을 위한 증세 정책도 답보상태에 있다. 기업의 경쟁력이 떨어지고 개인의 실질소득이 감소하는 상황에서의 증세는 사회적 저항에 부딪칠 수밖에 없다.

기업이 경쟁력을 갖춰 수익을 확보하고 일자리를 늘리는 것이 우선이며 증세는 그 다음이다. 아울러 정부가 추진중인 경제혁신 3개년 조치의 동력 확보를 위해서는 투자처를 찾지 못한 단기 부동자금의 운용이 무엇보다 급하다. 자금의 선순환을 통해 내수와 경제를 살리는데 금융산업이 중심이 돼야 하는 이유다. 정부는 규제를 완화해 금융회사가 창조적인 금융상품을 개발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야 한다. 금융회사의 보신주의는 규제가 강할수록 나타나며 글로벌 무한경쟁시대에 있어서의 규제는 경쟁력을 약화시킬 뿐이다. 규제완화는 사회적 비용의 증가와 폐해를 신중히 고려해 시의성있게 추진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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