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취재팀=성연진 기자] 국내에 최초로 나이론사를 생산한 코오롱그룹의 고(故) 이동찬 명예회장의 영결식이 12일 마무리되면서, 90대 명예회장의 활동과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현재 주요 총수 가운데 최고령은 고려제강의 홍종열 명예회장으로, 올해 97세다. 기업 경영활동에 구체적인 의사결정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진 않으나, 등기임원으로 등록돼 있다.
홍 명예회장은 1945년 고려제강의 전신인 무역회사 고려상사를 세웠다. 수산용구인 와이어로프(wire Rope)를 수입해 팔다 수요가 늘어나자, 1961년 고려제강소를 세워 직접 제작에 나섰다.
홍봉철 전자랜드 창업자이자 회장이 그의 4남이다.
홍 명예회장의 뒤를 이어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 정형식 일양약품 명예회장이 있다. 나란히 고 이동찬 코오롱그룹 명예회장과 같은 1922년생(93세)이다.
홍종열 명예회장<왼쪽>과 신격호 회장 |
이들은 일제강점기에 출생한 까닭인지 모두 일본과 연이 있다.
신 회장이 일본으로 건너가 1949년 롯데를 설립, 1961년 일본 10대 재벌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에는 5년 후인 1966년 역진출했다.
일양약품의 정형식 명예회장도 1938년 17세의 나이로 우에무라 제약소에 입사하며 제약업계와 연을 맺었다. 1946년 한성약관을 인수해 공신약업사를 세웠고, 1960년 회사 이름을 일양제작소로 바꾸었다. 일양약품은 1971년 인삼을 첨가한 자양강장 드링크 원비디를 출시, 5개월만에 40만병을 판매하는 기록을 세웠다.
신 총괄회장과 정 명예회장의 한 살 아래가 이의순 세방그룹 명예회장이다.
(왼쪽부터)정형식ㆍ이의순ㆍ구자경 명예회장 |
1965년 세방기업주식회사를 설립, 물류와 축전지 관련 사업에 주력하며 12개 계열사를 거닌 세방그룹으로 키워냈다. 2007년에는 개인 재산 90억원을 출연해 ‘사회복지법인 가천재단’을 설립해 화제가 됐다.
올해 90세인 LG그룹 구자경 명예회장도 재계 대표적인 큰 어른이다.
원혁희 코리안리 이사회 의장은 올해 89세로 내년이면 90대 회장 자리에 오르고, 강신호 동아제약 회장도 88세로 곧 90대 초고령 명예회장 반열에 이름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식품업계에는 80대 명예회장이 많다.
이맹희 CJ그룹 명예회장(84세), 최위승 무학 명예회장(82), 김인순 매일유업 명예회장(80세), 김재철 동원그룹 회장(80세), 신춘호 농심그룹 회장(83세), 함태호 오뚜기 명예회장(85세) 등이 음식료업의 초고령 기업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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