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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리치-이슈] 대한민국 0.004%…40조 토지王
서울 강남·서초구·중구 일대 ㎡당 1000만원 이상 1427필지…국내 언론사 최초 전수조사…금싸라기 땅 소유자 1000여명의 특별한 ‘땅 사랑’
한국 부동산부자 해부-<상>청담동 땅부자 그들은 누구인가


[특별취재팀 = 윤현종 기자] 전통적으로 땅은 부(富)의 상징이다. 특히 한국 사람에게 땅이 갖는 의미는 남다르다. 특히 남들이 다 부러워하는 요지에 있다면 더욱 그렇다. 단순 재테크 수단을 넘어 세상의 중심에 서 있는 느낌이다.

최근 우리나라의 땅값은 3년 넘게 상승세다. 올해 전국 개별공시지가 합계는 4000조원을 넘겼다. 6년 전에 비해 1000조원 가량 올랐다. 특히 한국은 땅값이 비싼 나라다. 통계청 등에 따르면 2012년 말 기준 우리나라 토지자산 규모는 국내 총생산(GDP)의 4.1배다. 한국처럼 면적 대비 인구가 많은 편인 네덜란드 토지자산은 GDP의 1.6배다. 

서울 강남 중에서도‘ 젊은 부촌(富村)’으로 주목 받는 청담동. 강남구의 도산대로와 선릉로, 삼성로가 교차하는 이곳은 명품점과 고급주택이 즐비하다. 갤러리아백화점에서 청담사거리까지 대로변에 형성돼 있는 명품거리에는 플래그십 스토어와 편집매장이 빽빽이 들어차 있으며, 명품거리 뒤편으로는 고급주택이 밀집돼 있다.

한국 가계(비영리단체 포함)가 보유한 전체 자산 중 부동산 등 비금융 자산은 66%다. 미국의 배가 넘는다. 정부가 가진 토지자산 비율(21.8%)도 일본ㆍ캐나다(10% 내외)보다 훨씬 높다. ‘한국인의 땅 사랑은 유별나다’는 말이 절로 나오는 이유다.

특히 서울 ‘노른자 지역’ 땅값을 합치면 수십 조원에 달한다. 이런 토지를 가진 이들에 대한 관심도 높을 수밖에 없다. 그들은 과연 누구일까. 관심은 높았지만 개별정보만 난무할 뿐, 구체적이고 종합적인 정보는 없었다. 그래서 들여다봤다.

헤럴드경제 특별취재팀이 국토교통부에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얻은 자료를 바탕으로 강남ㆍ서초구 및 중구 일대 고가 토지 1427필지의 토지대장 등을 두달여에 걸쳐 전수조사했다. 예상대로 슈퍼리치들이 다수였다.

언론사 최초로 진행된 이번 전수조사의 결과에 따르면 강남구 청담동, 삼성동의 ㎡당 공시지가(2014년 5월 기준)가 1000만원 이상인 땅은 1267개 필지, 132만861.5㎡(구 40만200여평)다. ㎡당 공시지가 5000만원을 넘긴 초고가 토지는 중구 명동ㆍ충무로 및 서초구에만 몰려 있다. 160개 필지, 3만9658㎡(구 1만2000여평) 규모다. 총 1.36㎢ 정도인 이 땅은 전국 3177만여 필지 중 0.004%, 서울 면적 444분의 1에 불과하다. 하지만 공시지가 합계는 22조3606억4000만원이다. 부동산정보업체인 부동산센터 등 시장전문가들이 추정하는 시세는 최소 40조2000억원 이상이다. 전국 땅값 대비 0.55%로, 면적비중을 가격비중으로 나눈 가치는 137.5배다.

현재 해당 토지대장상 ‘소유자’로 이름을 올린 개인은 708명(공유자 제외)으로 나타났다. 공동주택(아파트) 등을 뺀 법인은 최소 250개로 추산됐다. 법인 오너(소유주)를 최소 1명으로 쳐도 1000여명이 소유한 토지 가격은 40조원이 넘는다.


그럼 이를 소유한 ‘땅부자’들의 면면은 어떨까. 초고가 토지의 개인소유자 708명 중 65∼74세가 200명(28.2%)으로 가장 많았다. 노년기에 본격 접어든 이들이 가진 땅은 10만4684.3㎡(구 3만1722평)로 집계됐다. 시세는 최소 3조1045억6000만원 정도다. 평균 1995년께부터 해당 토지를 갖게 된 이들은 개인 소유 초고가 땅값(약 11조원)의 3분의 1에 이른다.

소유자의 주소지는 서울 강남구가 339명(47.8%)으로 가장 많았다. 이들은 17만3374㎡(구 5만2537평) 정도를 점했다. 토지 가치는 4조9207억7000만원가량이다.

이에 기반해 토지 소유자 연령과 주소지를 합쳐봤다. 역시 강남구에 적을 둔 65∼74세 지주가 98명(13.8%)을 차지해 주류를 형성하고 있었다.

지역별 특성도 뚜렷했다. 조사대상 지역 가운데 청담동은 고가 토지 필지 수 대비 개인 소유주 비율이 58.2%로 제일 높았다. 여기도 ‘강남구 출신 40년대 출생자’ 중심이다. 토지 소유 시기는 1994년이 대부분이었다.


이들 땅부자 341명 중 일반인 부자외에도 이름이 알려진 이들도 상당했다. 재계에선 신세계와 삼성, 그리고 구 씨로 대변되는 범LGㆍGS가(家) 인물들이 ‘금싸라기 땅’ 곳곳에 포진해 있다. 신세계는 청담동 대주주라 불러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아모레퍼시픽그룹 관련 인물도 눈에 띈다. 중견기업 중엔 유니텍전자, 신안그룹 관련 인물이 자리하고 있다.

뷰티ㆍ연예계 종사자도 청담동 땅부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대표 인물로 디자이너 이상봉, 그리고 탤런트 김희애ㆍ장근석ㆍ최란 등이 있다. 개그맨 신동엽도 한 자리를 꿰찼다.

이번 초고가 토지 1427개 필지의 공부(公簿 )는 모두 동 이름 및 지번을 기준으로 열람했고 공부상 동 이름 대부분을 그대로 인용했다. 도로명 주소가 보급 중이지만, 아직 일반인들 인식 속엔 ‘청담(淸潭)’이나 ‘삼성(三成)’같은 동(洞)이름이 깊게 남아 있어서다.

누구나 갖고 싶지만, 아무나 가질 수 없는 ‘청담동’은 슈퍼리치들에겐 또 다른 명품이었다.

factis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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