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조동석 기자] 엔저가 원화 가치를 계속 떨어뜨리고 있다.
미국의 경기 회복세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이 우세함에 따라 글로벌 강달러 기대가 지속되는 가운데 일본의 경기부양 의지가 겹치면서 원/달러 환율이 상승압력을 받은 것이다.
지난 11일 뉴욕 차액결제선물환율(NDF)은 전일 대비 5.9원 상승한 1099원으로 마감됐다. 12일 서울 외환시장은 민감하게 반응했다. 전날보다 5.4원 오른 1097.0원으로 장을 시작한 원/달러 환율은 장중 1100원대를 돌파했다.
외환당국 관계자는 “엔/달러 환율이 오르는 현상 때문에 원/달러도 동반 상승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단기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점을 감안해 시장을 면밀히 지켜 보겠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환율 상승이 일단 수출업체에는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환율 상승이 엔저의 악영향을 완화시킨다는 의미다. 그는 이어 “증시의 경우 환율 상승으로 수출기업의 실적이 좋아지는 긍정적 측면이 있지만, 주가 수익률이 떨어지기 때문에 매도에 나서는 외국인이 많아질 수 있다는 부정적 측면도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시장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1100원대에 안착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중심에는 일본이 자리잡고 있다. 일본의 정치적 불안이 엔저를 가속화시키면서 원화 가치도 동조한다는 분석이다. 특히 주형환 기획재정부 차관의 ‘원ㆍ엔 동조화’ 발언 이후 원/달러 환율과 엔/달러 환율이 뚜렷한 동조세를 보이고 있다.
이진우 NH농협선물 리서치센터장은 “일본의 아베 내각이 소비세 추가 인상을 결정해야 하는 시점이 다가오자 재선거를 통해 새 판 짜기를 시도하는 것”이라며 “시장이 이런 분위기를 감지하고 엔화 약세와 니케이지수 상승에 베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부형 현대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일본 소비세 인상 연기가 확정되면 일시적인 엔화 강세가 나타날 수 있으나 엔화 약세라는 대세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네고(수출업체 달러화 매도) 물량과 외국인 주식 순매수 등이 상승세를 제한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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