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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햄릿’ 대 ‘다스베이더’…워싱턴 정가 향방은?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햄릿(오바마) 대(對) 다스베이더(매코널)’

미국 중간선거에서 8년만에 상ㆍ하원을 동시 장악하며 민주당에게 참패를 안긴 공화당의 승리 주역 미치 매코널 원내대표(켄터키 주지사)와 집권 2기 후반부에 빨간불이 켜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관계에 현지 언론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의 남은 2년은 그동안 정치적 숙적이나 다름없는 매코널 원내 대표를 비롯해 공화당 주요인사와의 관계 개선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를 의식한 듯 오바마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70분에 걸친 기자회견에서 “남은 임기 2년이 최대한 생산적일 수 있도록 공화당 주도의 새 의회와 열심히 협력할 것”이라며 ”분명한 것은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와 존 베이너 하원의장에게 손을 내밀겠다는 것”이라고 약속했다.

매코널 원내대표도 당선 확정 직후 오바마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갖고 세법 개정과 무역협정에 관한 협력할 뜻을 전했다. 그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워싱턴의 정치적 교착상태를 끝내겠다”며 “앞으로 연방정부 셧다운(부분 업무정지)이나 국가부채 디폴트(부도) 사태가 없을 것”이라며 다수당 대표로서의 책임감있는 자세를 보였다. 


하지만 공화당은 오바마케어(건강보험개혁) 등 오바마 대통령의 핵심 어젠다 법안을 손질하겠다는 의도를 분명히 하고 있고, 오바마 대통령도 이민개혁법과 같은 주요 법안 처리를 위해 행정명령도 불사하겠다는 뜻을 밝혀 대립의 불씨는 여전하다.

둘은 오는 7일 여야 지도부 회동에서 중간선거 이후 첫 공식 만남을 가진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5일 ‘이상한 커플, 오바마와 매코널, 다음 단계로 관계를 진전시키다’란 제목의 기사에서 “두 사람은 분명 사상적, 세대적, 기질적으로 다르다”고 둘의 성향을 분석했다.

6선의 매코널 의원은 73세로 53세의 젊은 대통령과 20년 가까이 나이 차이가 난다. 그의 별명은 스타워즈의 악역 ‘다스베이더’다. 철가면 뒤로 정체를 숨기고 가차없이 상대를 베는 성격이다. 

그는 완전히 ‘정치적 동물’이란 평가를 받는다. 침묵하는 재주도 지녔다. NYT는 측근의 말을 인용해 매코널이 지도부 회동에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아서 오바마 대통령을 극도로 화나게 한 적도 있다는 일화를 전했다. 

그의 불가해한 속내 탓에 오바마 대통령은 종종 보좌진들에게 “매코널이 어떤 방법을 쓸 것 같냐”고 의견을 묻기도 했다. 매코널의 측근인 밥 코커 테네시 주지사는 “미치는 쾌활한 사람이나 익살꾼이 아니다. 그는 100% 일만 아는 사람이다”고 완고한 성품이라고 소개했다. 

쾌활하고 종종 유머를 구사해 좌중을 웃게 만드는 오바마 대통령과 판이한 성격인 것이다. 코커 주지사는 “이 둘이 함께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모습을 보게될 것 같지 않다”고 했다.

매코널 원내대표는 지난 30년간 선거에서 민주당 의원과 붙어 6번 연승한 전력이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그의 승리의 DNA를 5가지로 분석했다.
 
자신의 단점을 솔직하게 인정하는 덕목, 미디어 담당, 여론담당 등 오랜기간 함께 한 보좌진, 철저한 준비성, 상대의 약점을 끈덕지게 공격하는 근성, 남부 켄터키주(州)에서 나고 자란 점 등이 꼽혔다. 

이런 근성이 의회를 완전장악한 당의 원내대표 자리를 만들었다는 분석이다.

오바마 대통령과 매코널 원내대표는 앞으로 이민, 무역, 세금, 의료 등 국내 현안 뿐 아니라 이라크와시리아에서 이슬람 무장세력(IS) 퇴치, ‘신냉전’ 직전인 러시아와의 관계, 이란 핵협상, G2인 중국과의 관계 등 다채로운 외교 현안을 함께 풀어나가게 된다. 

세계의 안위를 좌우할 굵직한 현안이 둘의 상생과 공존, 반목 여부에 달려있는 셈이다.

한지숙 기자/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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