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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공화당 중간선거 압승…‘소득 불평등’이 ‘여소야대’ 만들었다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4일(현지시간) 치러진 미국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사실상 승리하며 연방 상ㆍ하원을 동시에 장악했다.이에 따라 미국은 8년만에 여소야대 정국이 형성됐다.

블룸버그 통신과 CNN방송은 무소속 의원 2명을 포함 96곳의 상원의원 당선이 결정됐다며 공화당이 51석을 확보했다고 전했다.

5일 0시 현재 중간 개표결과에 따르면 이번 중간선거의 전체 승패를 가른 상원 경합 주(州) 13곳(민주당 소속 10곳, 공화당 소속 3곳) 가운데 상당수 지역에서 공화당이 승리하면서 과반을 넘겼다.

CNN 방송과 미 정치전문지 폴리티코를 비롯한 미 주요 언론은 공화당이 하원 다수당을 지킨 데 이어, 상원에서도 과반 달성에 필요한 6석을 추가로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고 전했다.

전체 의석이 100석인 상원은 현재 민주당이 55석, 공화당 45석이며 이번 선거는 전체 의석의 3분의 1과 보궐선거 대상을 포함한 총 36곳에서 치러졌다.


공화당은 경합 주 13곳(민주당 소속 10곳, 공화당 소속 3곳) 가운데 켄터키와 캔자스, 조지아 주 등 텃밭은 모두 지키고 기존 민주당 지역이었던 아칸소와 웨스트버지니아, 몬태나, 사우스다코다, 콜로라도 주 등을 빼앗아 왔다. 결과가 늦게 나오는 알래스카 주 역시 공화당으로 넘어갈 것이 확실시된다.

▶지역별 판세는=주요 지역별로 보면 켄터키 주에서는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가 민주당의 앨리슨 런더건 그라임스 후보를 큰 격차로 제치고 당선됐고, 당초 접전이 예상됐던 캔자스 주에서는 공화당의 팻 로버츠 후보가 무소속 그레그 오먼 후보를  상대로, 조지아 주에서는 공화당의 데이비드 퍼듀 후보가 민주당의 미셸 넌 후보를 상대로 각각 낙승했다.

또 아칸소 주에서는 톰 코튼 공화당 후보가 민주당 현역인 마크 프라이어  의원을 누르고 승리했고, 역시 민주당 지역구였던 웨스트버지니아에서는 공화당의 셸리 무어 카피토 후보가 민주당의 탈리 테넌트 후보를 압도했다.

몬태나(공화 후보 아만다 커티스), 사우스다코다(마이크 라운즈),  콜로라도(코리 가드너) 주에서도 공화당 후보가 민주당 후보를 눌렀으며 민주당 우세가  점쳐졌던 노스캐롤라이나 주에서도 공화당의 톰 틸리스 후보가 케이 헤이건 민주당 주지사에 우위를 보이며 승리했다.

민주당 우세로 분류됐던 뉴햄프셔 주는 예상대로 민주당의 진 샤힌 후보가 공화당의 스콧 브라운 후보를 상대로 승리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승리가 당연시되던 버지니아 주에서는 개표 초반 공화당의 에드  길레스피 후보가 마크 워너 민주당 상원의원을 앞서며 이변이 연출될 가능성이 제기됐으나 워너 의원이 막판 뒷심을 발휘하며 수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 밖의 상원 지역구 가운데 매사추세츠, 로드아일랜드, 미시간 주 등은 민주당이 차지할 것으로 보이며 텍사스, 테네시, 메인 주 등은 공화당이 승리할 것으로 전망된다.

본 선거와 보궐선거가 함께 치러진 사우스캐롤라이나와 오클라호마 주에서는 공화당 현역의원들이 모두 승리할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 메리 랜드류 상원의원과 공화당 빌 캐시디 하원의원이 맞붙은  루이지애나 주는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아 주 선거규정에 따라 다음 달 6일 결선투표를 치르게 됐다.

하원의원 435명 전원을 새로 뽑는 하원 선거에서도 공화당이 최소 226석(과반은218석)을 얻어 다수당의 지위를 유지하게 됐다.

▶소득 불평등이 승부 갈랐다=이번 중간선거의 승패를 가른 것은 ‘소득 불평등’ 문제였다. 이렇다 할 큰 이슈가 없었던 이번 선거기간 동안 중산층과 서민층의 먹고 사는 문제를 집요하게 파고든 공화당이 승기를 잡았다는 분석이다.

경제전문매체 CNN머니는 이번 중간선거에서 최저임금, 세금, 오바마케어(건강보험 개혁법) 등 소득 불평등 이슈가 표심의 향방을 갈랐다고 전했다.

미국 싱크탱크 브루킹스연구소의 리처드 리브스 연구원은 “중간선거 유세기간 후보 간 토론이나 광고 내용은 경제 이슈에 집중됐다”면서 “소득 불평등에 대한 중산층의 불만이 기저에 깔린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이번 선거에서 공화당으로 표심이 기울어진 알래스카, 아칸소, 네브래스카, 사우스다코타에선 최저임금이 뜨거운 감자였다. 상원ㆍ주지사 선거에서 최고 경합주로 꼽힌 6개주에서는 최저임금을 시간당 10.10달러로 인상하자는 여론이 강했다고 리브스 연구원은 지적했다.

이번 선거에서 미국 유권자들이 공화당의 손을 들어준 것으로 나타남에 따라 그동안 워싱턴 정가에서 논란이 됐던 주요 이슈들에 상당한 파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가장 주목되는 부분은 연방정부의 예산을 짜는 데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입김이 얼마나 반영되느냐이다.

지난해에는 ‘오바마케어’(건강보험 개혁안) 예산을 둘러싼 민주ㆍ공화당의 극한 대치로 정부가 셧다운(부분 업무정지)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하지만 공화당이 상ㆍ하원을 모두 장악하게 되면서 향후 예산 협상이 공화당에 유리하게 흘러갈 공산이 크다.

또 상원이 승인 권한을 갖고 있는 내각ㆍ외교(대사)ㆍ법원 인사와 향후 지명에 있어서도 공화당의 주장이 강력히 반영될 전망이다. 현재 행정부엔 아직 임명이 마무리되지 않은 공석이 수백개 남아있어 공화당 인물로 채워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아울러 오바마 대통령의 주요 개혁정책도 중심을 잃고 표류될 수 있다.

저소득층 건강보험 ‘메디케이드’를 확대하자는 주장이 제기됐던 플로리다, 조지아, 캔자스, 위스콘신 등의 주에서는 이 같은 개혁 움직임이 좌초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일부 주에서 일던 최저임금 인상 바람도 꺾일 가능성이 높다.

블룸버그 통신은 그밖에 동성애자 권리 확대, 마리화나 합법화, 낙태 금지, 유전자조작식품(GMO) 표시제도 등 다양한 이슈들이 요동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sparkli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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