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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기의 오바마, 중간선거 이후 행보는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미국 역사상 최초의 흑인 대통령 버락 오바마<사진>를 백악관에 입성시킨 2008년의 대선 구호 ‘예스 위 캔’(우리는 할 수 있다)의 빛이 바래고 있다.오바마 대통령 2기의 중간평가 격이었던 4일(현지시간)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하원에 이어 상원까지 공화당에 내줄 경우 2016년 대선까지 남은 2년 간의 국정운영에는 적잖은 차질이 예상된다.

▶레임덕 vs 더 강한 대통령?=AFP 통신은 이번 선거 결과를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로널드 레이건, 빌 클린턴, 조지 W. 부시 등 중간선거 실패로 임기 마지막 2년 간 ‘레임덕’(권력 누수)을 겪었던 전임 대통령들에 빗대면서 향후 오바마 대통령의 운신의 폭이 좁아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이민 개혁법, 최저임금 인상 등 그의 핵심 정책을 추진하는 데 힘이 부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때문에 오바마 대통령은 투표가 채 끝나지 않은 이날 오후 WNPR 라디오 방송에서 “상원에서 민주당은 아이젠하워 정권 이후 제일 적은 의석을 가져갈 것”이라며 최악의 결과라고 비관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더글래스 브린클리 라이스대 교수는 “공화당이 의회를 장악하면서 대부분의 입법활동은 완전히 마비될 것”이라면서 “백악관과 의회는 향후 2년 간 사실상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하지만 정치권 일각에서는 의회에서 민주당의 지원을 더이상 기대하기 어렵게 된 오바마 대통령이 되려 더 강한 목소리를 낼 수 있다는 의견도 조심스레 제기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이 주요 정책들에 대해 ‘행정명령’을 이용해 의회를 건너뛰고 추진할 것이란 관측이다.

실제 올해를 ‘행동의 해’로 천명한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6월 존 베이너(공화ㆍ오하이오) 하원의장이 행정명령 남발이 대통령의 월권이라며 법원에 제소하겠다고 밝히자 “제소할테면 하라”고 맞서며 강력한 의지를 보인 바 있다.

또 “나에겐 행정명령 권한을 발동할 수 있는 펜과 시민들을 불러모을 수 있는 전화가 있다”며 이른바 ‘펜과 전화’ 전략을 강조해왔다.

AFP는 “수주 이내 오바마 대통령이 이민 개혁법을 행정명령으로 강행할 수 있다”면서 독자 행보를 강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아시아에서 답을 찾다=오바마 대통령은 10∼16일 중국과 미얀마, 호주 등 아시아 국가를 순방한다. 중간선거가 끝나자마자 핵심 외교정책인 ‘아시아 중시(재균형)’ 전략을 다시 가다듬으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오바마 대통령은 10일부터 사흘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및 APEC 기업인(CEO) 서밋 참석을 겸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초청으로 중국을 국빈 방문한다.

시 주석과의 양국 정상회담은 APEC 정상회의 다음날인 12일 베이징(北京)에서 이뤄진다.

두 정상은 양국 간 신형 대국관계 형성 방안 등 양자 현안 외에 에볼라 바이러스, 테러리즘의 위협에 대한 공동대응, 기후변화 대응 등 다자 현안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6월 미국 캘리포니아 주 랜초미라지의 휴양지 서니랜즈에서 열린 첫 정상회담에서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할 수 없다”고 선언한 두 정상이 북핵 및 북한 문제와 관련해 어떤 메시지를 던질지도 관심사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어 12∼14일 미얀마 네피도에서 열리는 동아시아정상회의(EAS) 및 미국-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테인 세인 미얀마 대통령과 정상회동한다.

14일에는 양곤에서 ‘동남아 청년지도자 구상’(YSEALI) 회원들과 타운홀 미팅을 하고 아웅산 수치 여사와 회동한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주에도 세인 대통령 및 수치 여사와 잇따라 전화통화를 하고 미얀마의 정치ㆍ경제 개혁 및 인권 개선, 내년 총선의 민주적 시행 방안 등을 논의한 바 있다.

그는 이어 15일 호주 브리즈번으로 건너가 이틀간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일정을 소화한다.

오바마 대통령은 G20 정상회의에서 아시아ㆍ태평양 지역에서의 미국의 리더십을주제로 기조연설을 할 예정이다.

백악관은 오바마 대통령이 APEC 및 G20 정상회의에 함께 참석하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비공식 회동해 우크라이나 사태나 이란 핵 협상 등을 의논할 가능성은 있다고 밝혔다.

강승연 기자/sparkli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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