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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초엔저에도 일본 수출 안살아나는 까닭은
[헤럴드경제=천예선 기자]일본 엔화값이 달러당 114엔을 돌파하며 초엔저 양상를 보이고 있지만 정작 일본 수출은 살아나지 않고 있다. 도쿄외환시장에서 엔화값은 지난달 31일 일본은행의 추가 양적완화로 달러당 114.21엔까지 떨어지다 5일 현재 113엔대 후반에서 거래되고 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정권 초반부터 강력한 ‘엔저’ 드라이브로 수출을 증가시켜 일본 경제가 ‘J커브효과’로 살아나는 청사진을 그렸다.

‘J커브효과’란 무역수지 개선을 위해 통화가치를 절하하면 초반에 무역수지가 악화되지만 일정기간이 지난 후엔 개선되는 현상을 말한다.

그런데 일본의 무역수지는 아베노믹스(아베 총리의 경제정책) 2년차인 올해도 적자를 면치 못하면서 J커브 효과가 환상이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지난달 22일 발표된 일본의 상반기(4월~9월) 무역적자는 5조4271억엔을 기록했다. 반기 기준 7기 연속 적자로, 전년 4조9963억엔을 크게 상회했다. 통계치 비교가 가능한 1979년 이후 최대 적자다.

무역수지가 적자인 것은 수출액보다 수입액이 크게 앞섰다는 의미다. 실제로 상반기 일본 수출액은 전년동기 대비 1.7% 증가한 35조8969억엔에 그친 반면, 수입액은 2.5% 증가한 41조3240억엔을 기록했다.

엔저 훈풍에도 수출이 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일본 기업이 수출 의존형 비즈니스 모델을 탈피했기 때문이다.

일본 기업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2011년 동일본대지진, 2010~2012년 중반까지 이어진 엔고를 거치면서 생산공장을 해외로 이전시켰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일본 국내총생산(GDP)에서 수출 기여도는 15%밖에 되지 않는다”며 “일본 수출기업들은 운영 및 부품 조달 등 대부분을 해외 거점으로 이동시켰기 때문에 엔저 수혜를 받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뿐만 아니라 기업 입장에서 엔저라고 무턱대고 수출을 늘릴 수도 없는 노릇이다. 미쓰비시자동차의 마쓰코 오사무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엔저 영향으로 수출을 늘리면 해당국간 무역 불균형을 발생한다”고 말했다. 미쓰비시 자동차는 태국에 현지 공장을 두고 있다.

그는 이어 “엔화약세ㆍ달러강세가 과도하게 진행되면 엔화 대비 바트화 가치가 높아져 태국 현지 채산성이 악화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 제조업계는 엔화값이 달러당 90~100엔선으로 떨어질 때까지는 대부분 엔저를 환영하는 분위기였지만, 엔화가 110엔 이상 떨어지자 해석은 분분하다”고 전했다.

/che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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